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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침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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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아 Oct 12. 2020

메아리

내 마음은 그저 텅 빈 메아리 같았다. 아무것도 없는 회색 방에 울려 퍼지는 비명소리. 창문도, 문도 없어 그저 맴돌고 또 맴돌고 수십, 수백 개가 되는 메아리. 누군가 아주 조금이라도 부수어준다면 나갈 수 있을 텐데. 회색 콘크리트를 부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메아리는 빙글빙글 돌고 또 돌고 부딪히고 회색은 점점 검정 검정 그리고 빨강.


검붉은 메아리는 기어코 흘러내리고 말았다. 비린내나는 메아리. 비명소리. 다시 텅 빈 회색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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