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 그렇게 바삐 가시나요
등에는 그림자를, 손에는 비린내를 잔뜩 묻힌 채
지워도 지워도 역한 냄새는 없어지질 않네요
내게서 도망가고 싶었나요?
우리의 사랑은 죽음과도 같은 것
우리는 죽음의 그림자와 피비린내에서 벗어날 수 없어요
다시 한번 말해봐요
내게서 도망치고 싶었어요?
그러지 말아요
얼마 가지 않아 붙잡히고 말 거야
내가 그랬거든요
말했잖아요, 도망갈 수 없을 거라고
우리를 붙들어 매고 있는 존재는 지독하고 끈질겨요
절망에 발목을 감겨 저 늪에 처박혀 봐야 정신을 차리겠어요?
다 당신을 위해 하는 얘기야
우리의 사랑은 죽음과도 같은 것
벗어날 수 있었다면 나도 진작 그랬겠죠
안된다니까, 우리는 도망칠 수가 없어요
죽음의 그림자와 피비린내에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