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에서 만난 나의 운명

사랑이란?

by 강현주



첫 만남


바야흐로 2018년 2월 어느 겨울날, 룸메이트 여동생의 소개로 나의 짝꿍과 첫 만남을 가지게 되었다. 수수한 외모와 깔끔한 정장 스타일의 그를 만나고는 나도 모르게 미소가 절로 흘러나왔다. 이유는 필요 없이 그의 눈망울에서 ‘순수함’이라는 단어가 묻어져 나와서 나를 끌어당기고 있었다. 은근히 활발하고 적극적인 나의 모습과는 또 다른 성향의 남자라는 걸 대화나 행동을 보면서 알게 되었고, 친절하고 자상하다는 인상을 그 자리에서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첫인상



이게 ‘첫인상’이라는 것일까?


생각보다 더 차분하고 말수가 적어서 나도 모르게 같이 조신해지고 조곤조곤 말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되었고 그와 함께 걷거나 차 한 잔 마실 때면 정말 ‘여자’가 되더라. 왜냐하면 워낙 쾌활한 성격을 가진 나이기에 조용한 분위기에서도 밝은 느낌을 더해주는 걸 좋아하여 그 오묘하고도 조화로운 우리들의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들었던 게 아닐까 싶다.


연애에 대하여 아직도 미숙한 나였고 배워야 할 부분이 많다는 걸 알고 있어서 그랬는지, 나와 정반대 성향의 사람과 어떤 연애를 해나갈 수 있을지 궁금하고 또 궁금했다. 다시 돌이켜 보면 그 ‘반대 성향’이라는 의미를 가진 두 사람이 만났기 때문에 오히려 더 오랜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었던 건 아닐지.



2018년 밸런타인데이



그 해 밸런타인데이에 우리는 사귀기로 약속하고 연인으로 발전을 한다. 각자가 살고 있는 집 위치도 거리가 있어서 2시간은 기본으로 왕래를 할 줄 알아야 했고, 그 기다림의 연속을 얼마나 잘 견디고 이겨내는지에 따라 승선이 달라졌던 것 같다.


보고 싶은 이를 위해 그 시간도 못 견딘 채 산만하거나 빈둥거렸다면 아마도 우리는 이렇게 가까워질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 기다림의 거리와 시간이 조금은 걸리더라도 잠시 나를 잊고 상대방을 위해 다가갈 수 있는 여유로움과 배려심으로 우리의 사랑이 커져갔던 거다.



사랑



처음에는 모르는 두 사람이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추억이 쌓이면서 상대방에 대해 조금씩 그 깊이를 이해하게 되는 데, 막상 그 시기를 지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토라지거나 오해를 하게 될 수도 있다. 처음에 나도 모르게 오해를 하는 일이 생겨서 그에게 삐친 적이 있다. 하지만 1주일 뒤, 매일 그가 너무 보고 싶고 잘못 이해를 했던 나를 반성하고선 그에게 가서 사과를 했었다.


그 뒤 내가 알게 된 건 정말 사랑한다면, 그 사람을 신뢰하고 믿음으로서 사랑의 돈독함이 더욱더 강해지고 튼튼해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보여주기 위해 발악을 하거나 없는 모습으로 진면목을 숨기게 된다면 그건 사랑이라고 칭할 수조차 없다. 얼마나 숨김없이 자연스레 나오는 행동이나 떠오르는 생각들을 그대로 잘 표현해 주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사랑의 강도와 깊이는 달라지더라.


오로지 그 사람을 생각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것도 영광이고, 내 사람으로서 내가 보살펴주고 쓰다듬어 줄 수 있는 소중한 사람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 또한 대단한 일이지 않을까?



소중한 내 사람



한 연인이기 이전에 모두는 각자 그들 인생 속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다. 그 소중한 두 사람이 만나서 한 쌍의 커플이 되어 아름답고 뜨거운 사랑을 키워나간다는 건 이 세상에서 가장 인류애적인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답을 찾기 어려울 때 서로에게 다양한 의견과 조언도 구하고, 혼자 감당하기 힘든 시련이 나타나더라도 서로에게 기댈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이채로운 보상이 있을까?


그 또한 그의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귀중한 자식이자 친구이고, 나 또한 내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사람이니 누구나 각자의 소중함을 잊지 않고 잘 지낼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연인’이지 싶다.


매일 그의 미소를 보면서 나 또한 웃을 수 있고, 그의 반짝이는 눈망울에 비친 나를 되돌아볼 수 있기에, 진정한 ‘사랑’에 대해 알게 도와준 그에게 지금도 진심으로 감사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