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엄마로 사는 시간, 나를 적어내다

아이 곁에서, 나도 자라고 있었다

by 기록하는여자

결혼한 지, 어느덧 20년이 되었다.
14살이 된 딸아이는 지금 중학교 1학년.
아이를 바라볼 때면 문득, 시간이 얼마나 빠르게 흘렀는지 실감하게 된다.

눈을 감았다 떠보면,
조금 전보다 키가 자란 것 같고
표정엔 어느새 또 다른 감정이 피어 있다.
아이의 몸도 마음도
내가 따라잡지 못할 속도로 훌쩍 자라 있는 듯하다.

돌아보면, 지난 14년 동안
나는 '엄마'라는 이름으로 하루하루를 살아왔다.

그 시간들을 조용히 담아두고 싶어서
누구도 들여보이지 않는 나만의 공간을 만들었다.
네이버 밴드와 1인 비공개 카페,
그리고 3년 전부터는 블로그에
세상에 꺼내놓을 수 없었던 감정들과
작지만 소중한 순간들을 조심스럽게 적어 내려왔다.

그곳은 나의 일기장이자,
마음의 추억을 쌓아두는 작은 상자 같은 공간이었다.

나는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다.
아이가 태어난 그날부터 나는, 지난 시간을 내가 원했던 엄마가 되어보려 애쓰며 살아왔다.
무언가를 더 잘 해내는 사람보다는
아이에게 따뜻한 마음을 건넬 줄 아는 사람,
살아 있는 따뜻함으로 기억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엄마로 사는 나'의 이야기를 기록한다.

엄마였던 나의 엄마가
그 시절의 감정과 생각을 글로 남겨두셨더라면,
지금의 내가 엄마를 더 잘 이해하고
더 깊이 사랑할 수 있지 않았을까.

어쩌면 언젠가
내가 없는 세상이 아이에게 찾아오더라도,
이 기록들이
내 마음을 대신 전해주길 바란다.

'엄마로 살며, 나로 자라는 시간'

아이의 성장을 곁에서 지켜보는 이 시간은
내게 주어진 선물 같다.

책을 읽으며 아이와 나눈 감정들,
살림 속에서 문득 느낀 뿌듯함,
육아라는 바다 위를 헤엄치며 떠올랐던 수많은 생각들.

그 모든 순간이
나를 다시 나로 돌아오게 했다.

나는,
엄마로 살며 나로 자라고 있다.
이제 그 이야기를,
조용한 마음의 울림으로 남기려 한다.

누군가 이 글을 읽으며
작은 공감과 위로를 느낀다면,
그걸로 참, 충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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