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많은 사람이 잘하는 것
"언니오늘 오기로 했어요?"
"어. 어떻게 알았어?"
"미용실샘이 말해주네요."
"아 그래? 우리가 아는 사이인 줄 어떻게 알았지?"
평소 C미용실을 이용하지만 동네 W미용실도 두서너 번 이용한 적이 있다. 바쁠 때는 거리가 있는 C 미용실 보단 집 앞의 W 미용실이 편리해서였다.
새치가 많이 보여서 w 미용실을 가기로 한 어느 날, 친한 동생에게 전화가 온 것이다. 나는 그 동생과 아는 사이라고 미용실 원장님에게 말한 적이 없다.
남편과 아이는 w미용실에 다닌 지 1년쯤 되었을까.
남편을 만난 그 동생이 반갑게 인사를 했다는 얘기는 들었다.
그래도 상황은 같다. 내 남편이 누구라고 미용실 원장님께 말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염색을 하면서 원장님께 듣게 된 이야기는 아이 고등학교만 듣고 추측을 했다는 것. 저번에 미용실에 갔을 때 아이 학교를 물어보시길래 알려드렸는데 그걸로 추측을 하셨다고.
아이가 교복을 입고 커트하러 간 적이 있기에 학교를 확인하며 나를 떠올리셨다고 한다. 아이와 내 얼굴이 살짝 닮은 느낌이 있었다고.
남편과 아이는 같이 간 적이 있고... 그렇게 교집합을 찾디 보니 내 남편이 누군지 추측해 내신 것.
동생과 내가 지인인 것을 알게 된 이유도 놀랍다.ㅎ
남편을 미용실에서 우연히 만난 그 동생이 남편에게 반갑게 인사했는데 대화하는 것을 들으니 엄마들끼리 친구인 것으로 파악. 그렇다면 나와 그 동생이 친한 사이일 것으로 생각!
우와.
추측까지는 그랬다손 치더라도 굳이 확인을 하신 것이 놀라웠다. 내 이름을 모르니 그 단발머리에 00이고 다니는 아들 둔 엄마 알아요? 저번에 인사했던 남자분이 그 엄마 남편분 아니에요?라고 그 동생에게 물어보셨단다. 참 호기심덩어리시다.
나도 그런 성향이 없지 않기에 이해가 가기도 하지만. 나보다 훨씬 하이 레벨이신 듯싶다.
시원시원한 성격이신 데다 손이 빨라서 남편은 자르러 가기 편하다고 한다. 나도 동감한다.
원장님은 이야기 끝에 말씀하셨다. "처음에 서울 올라와서 사람들한테 많이 데었어요. 사람에게 정이 많고 관심도 많은데 그런 점을 이용하려는 사람들도 있고... 지금은 사람들에게 거리를 두려고 노력해요." 하신다. 거리를 두는 게 그 정도면!! 안 두시면 위아 더 월드? 유쾌하고 정 많은 원장님이 조금 당황스러울 때도 있지만(개인적인 질문을 너무 많이 하심) 선한 분이라는 것이 느껴져 싫지 않았다. 스마트폰 때문인지 갈수록 정이 사라지고 소통이 사라지는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다. 정 많은 사람들도 환경에 따라 변화되는 것일까?
원장님 본래의 모습이 많이 변하시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