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이를 보면서
어제 우연히 유튜브로 금쪽이를 시청했다. 썸네일이 엄청 자극적이었다.
"그거 학대입니다. 제가 신고할거예요."
화면에 비치는 오은영의 단호한 얼굴.
4살,2살 아들 둘을 둔 20대 엄마의 이야기였는데, 4세에게 한글을 가르치며 너 병신이야? 바보야? 라고 비하발언을 하고 아이에게 수시로 화를 내고 아이의 입장에서 아이를 이해해주지 않았다며 오은영박사가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나왔다.(아이들에게 함부로 대하는 내용의 영상을 보기 괴로워서 중간중간 스킵해서 봤다.가능하면 어른들이 대화하는 장면만 보려고 했다. 아이들이 나오는 장면도 전혀 안본 것은 아니다.)
화면속 모든 사람이 그 20대 엄마를 불편해했다.
친정엄마, 남편, 시어머니, 어린 아이들마저도.
오은영은 "저 나이면 엄마한테서 안떨어져야하는데 엄마가 다가가도 오지말라고 하네요? 엄마, 나가! 라고 하네요?" 질문을 던졌다.
20대 엄마는 알듯 말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이가 곤충그림을 보여주며 또봇이야 또봇 이라고 하자 그 20대 엄마는 이게 왜 또봇이냐며 화를냈다. 이건 곤충이라고. 아이가 곤충을 변신하는 로봇이라고 상상해 이야기한 걸텐데... 4세아이의 상상놀이를 받아주지 않는 엄마를 보며 아들 둘을 키운 엄마로서 나도 화가났다. 아이가 숨막혀 하며 엄마를 피하려 하는것도 공감되었다.
영상을 계속 보다가 오은영은 아이 엄마에게 질문을 던졌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면 흔쾌히 와줄사람이 있어요?"
그 엄마의 대답은 "아니오." 였다.
그 엄마는 잘키우고 싶어서 나름 애를 쓰는 모습이었다. 아이가 뒤떨어질까봐 불안해서, 놀림받는 게 싫어서 아이에게 화내며 한글교육을 시켰다. 또 시어머님이 권유해서 사이버 대학교도 다닌다고 했다. 주말에 강의를 듣는 모습이 나왔는데 아이와 놀아주지 않고 남편이 티브이를 틀어주자 속상해하는 모습이었다.
그 엄마의 여유없음에 가족들은 숨이 막혔을 것이고, 가족들이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아 그 엄마는 힘들었을 것이다.
오은영은 "엄마의 사정이 따로 있을테지만, 이렇게 키우면 안돼요." 라고 했다.
사정이 따로 있는거 같으면 그 사정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그엄마의 사정은 분석해 주지않는건가?
그 엄마의 사정을 분석해서 마음이 치유되게 도와주어야 근본적으로 변화가 일어나 이 프로그램에서 추구하는 목표인 "몸도 마음도 건강한 아이로 양육"을 이루어낼 수 있을텐데.
금쪽이만 만들지말고 금쪽이 엄마를 제목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엄마에게 집중하는 프로그램도 만들어주었음 한다.
무조건 아이 키우는 방법만 지속적으로 알려주면 되나? 마음이 안정되어야 사랑을 줄 수 있을 거 아닌가. 물이 없는 샘에서 물이 계속 나올수 있나? 임시방편으로 담은 물이 영원히 나올거라고 착각하는건가.
지금 아이에게 잘해주는것은 그 엄마의 일시적인 변화일수도 있다. 그럴 가능성이 높다. 슬프게도. 그엄마는 가진게 없기 때문에.
오늘 어떤 70대 교수의 페이스 북을 봤다.
그 교수는 개같은 내인생이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교수인데도 형제들과 소통도 없고 사랑받았던 기억도 엄마에게 잠깐이라고 썼다.
자기 인생은 최악이라고 했다. 사랑을 진짜 받았건 못받았건 본인이 충분하고 감사한 사랑을 받았다는 기억은 인생에 있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다시 한번 느꼈다.
내가 인생 50넘어 살면서 느낀건 직업, 경제상황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거다.
진정으로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받는 것.
부자고 학력이 뛰어나고 이쁘고 잘생기고 이딴거 다 소용없다. 그런걸로 살지 않는다. 그런 것만 가지고 행복하지 않다. (물론 부자인적도 학력이 뛰어났던 적도 없다. 20대때는 잠깐 이뻤던 적은 있었던 거 같기도...? 지금은 아니지만) 못생기고 공부못하고 가난해도 진정으로 사랑받았던 기억이 있으면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며 살 수있다.
아이도, 성인도, 노인도 "사랑 받지 못한 사람"은 불행하다.
나는 어떠한가? 나도 속이 텅빈 사람중 한 명이 아니라곤 못하겠다.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는 슬픈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