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뼈 통증
두 달 전쯤의 일이다. 갈비뼈부근에 통증이 있어서 망설이다 병원을 찾았다. 동내 내과에서 별 이상소견을 못 들었으나 통증이 지속되어 집 근처 종합병원을 가게 되었다
처음 진료 예약문의 전화를 했을때 안내하시는 분께선 가정의학과를 추천해 주었다. 종합병원은 세부적으로 과가 나뉘어 있고 환자분은 정확히 어느 부분에 문제가 있어 통증이 있는지 알 수 없으니 전반적인 진료를 다 하는 가정의학과에서 진료를 받으라는 것이었다. 진료를 보았는데 개인내과와 마찬가지 소견이었다. 이상이 없는 거 같다고. 아프긴 하지만 괜찮은 거라니 다행이었다. 기대했던 답변이긴 했다. 그래,통증이 있어도 일시적으로 그럴 수 있는 거겠지. 그렇게 통증 문제는 일단락된 듯싶었다.
그저께부터 양쪽 갈비뼈 부근과 등이 굉장히 아팠다. 기분이 더럽게 아팠다. 연휴이기도 했고 일시적인 것인 것이 아닐까 싶어 통증을 견뎠다.
하루가 지나도 통증이 지속되자 겁이 났다. 이러다 죽는 거 아냐. 50대 아줌마 유럽여행도 못 가보고 변사체로 발견되다. 별의별 생각을 떠올리며 걱정 삼매경에 빠졌다.
내과에서 괜찮은데 왜 왔냐고 뭐라고 하면 어쩌지. 건드리면 아픈데 내과가 맞나. 정형외과는 뼈에는 이상 없다고 진통제만 처방해 주겠지. 저번에 족저근막염 통증으로 처방받았던 진통소염제가 아직 많이 있는데.
고민하는 내가 답답한 듯 남편은 통증의학과를 가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통증의학과를 가라고 했지만 그곳을 가면 통증완화 주사와 진통제를 처방받게 될거 같았다. 그건 내가 바라는 게 아니었다. 결국 동네내과를 가서 갈비뼈 양쪽과 등에 통증이 있다고 했다. 좀 나아지긴 했지만 통증이 있다고. 의사는 이야기를 듣더니
화장실은 잘 가냐고 물었다. (저번에 변비약도 처방을 받았기 때문인듯싶었다)
못 가지도 잘 가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의사 선생님은 (여자분이다) 환자분 배에 살이 많이 찌신 거 같은데 운동은 하시냐고 물었다.
이런!복부비만인 것을 인식하고 있었지만 선생님께서 망설이지 않고 언급하실 정도이니 정말 심각하구나 싶었다. 흑흑.
"운동을 하긴 하는데 끊임없이 먹어요."라고 말씀드렸더니 선생님은 "가스가 차서 아픈 걸 수도 있겠어요. 약 처방해 드릴 테니 하루 드셔보시고 나아지지 않으면 내일 정형외과로 가세요."라고 하셨다.
약을 타고 빗속을 뚫고 집으로 돌아오며 자신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겨우 병원 다녀왔다고? 그게 무슨 칭찬거리야.라고 할지 모르지만 병원에 가기 힘든 나에게는 큰 미션이었다. 통증과 갈등은 사람을 힘들게 한다. 약을 먹고 통증이 나아졌으면 좋겠다. 덧붙여 아플때는 좀 단순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