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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앰버 Dec 08. 2020

나의 소원은

이루어지든 말든 내 맘대로 빌 거야

나에겐 말도 안 되는 소원이 몇 개 있었다. 어릴 적 수영을 배우기 전부터 나는 인어공주가 되고 싶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만난 에리얼의 모습을 보며 결심한 것 같다. 물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는 기분은 상상만으로도 너무 짜릿하고 최고였으니까.


중학생 때부터 혼자 방에서 MBC FM4U 채널을 고정해두고 저녁시간부터 자정까지 듣던 라디오 방송 덕분에 방송작가라는 두루뭉술한 목표를 두고 공부하던 학창시설을 지나 대학까지 졸업하고 난 지금 내 꿈은 판다. 숨만 쉬어도 귀여우니까. 맹목적인 귀여움과 예쁨을 받고 싶은 마음일까.


한편 요즘은 고양이가 너무 귀여워서 고양이가 되고 싶은 것이다. 이미 배우자에게 고양이 습성을 마스터한 인간으로서의 자격을 인증받았으므로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사실 나는 집안에서 대충 고양이처럼 남편에게 발이나 걸고, 그냥 누워있다가 등을 깨물며 지내고 있기 때문에 이건 굳이 신의 은총이 필요한 일 같지는 않다.


그렇지만 진지하게 신이 나에게 소원을 들어준다고 한다면 캐나다 록키 산맥 어드메 타운에서 생계 걱정 없이 남편과 매일 산책하고 자전거 타고 음악을 들으며 살 수 있게 해달라고 빌어야겠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이 오거든 누구 하나 남겨지지 않도록 같은 날 같이 손잡고 맞이하게 해달라고 꼭 확답을 받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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