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for me, one for you

작은 실험 그리고 관찰

by 최기원

오늘은 점심을 늦게 먹어서 저녁을 간단히 먹고자 했다. 그러자 아이는 배가 고프단다. 그래서 계란을 삶아 주었다. 아이는 계란 아래에 작은 컵을 받쳐 달라고 했다. 그래서 숟가락으로 톡톡 깨서 먹고 싶다고. 처음에 사실 좀 귀찮아서 그냥 넘어가려 했는데 실패다. 그래서 계락이 들어가지 않을 만한 컵을 찾은 결과 양주잔을 받쳐 주었다. 아이는 대만족 하며 스푼으로 계란을 쳐서 까먹는다. 신기하다. 어떻게 알았냐니 페파피그에서 보았단다. 나는 아이가 자기의 생각을 펼칠때 정말 신기하다. 어린시절의 나와 달리 자신의 의견을 끝까지 밀고 나갈땐 약간 대리만족도 느껴진다.


함께 낮에 외출준비를 하는데 아이가 막 깔깔거리며 장난을 친다. 처음 몇번은 받아 주었으나 더 고양된다. 그래서 나중에는 정색하며 무서운 톤을 사용하며 지시를 따르도록 했는데 그래도 계속 장난이다. 옷을 입고 준비를 하긴 하였으나.. 정신없는 소리와 상황이 좀 어렵고 나는 싫다.


저녁식사로 무엇을 먹어야 하나 고민했엇다. 항상 밥시간은 압박스럽고 고민스럽다. 집에 와 보니 밥도 없었는데 다른 밑반찬 따윈 더더욱 없는 우리집 냉장고.. 라면과 인스턴트의 유혹이 올라온다. 먹을것 없는것 인스턴트 주려는 이것에 미안한 마음이 한가득든다.

그런데 막상 냉장고를 열어보니 이것저것 나온다. 아침에 먹다남은 볶음밥을 먼저 데워 아이에게 주고, 계란 몇알을 삶았다. 그러다가 아이가 멸치 이야기를 해서 냉장고 멸치를 꺼내 전자렌지에 돌리니 짭짤하고 바삭한 멋진 반찬이 된다.

문득 맥주를 꺼냈고 술 안주로 봉지포장된 견과류를 몇봉뜯어 놓고 그 옆엔 치즈 몇장을 벗겨서 잘라 놓았더니 아이에겐 괜찮은 반찬, 남편과 나에겐 훌륭한 안주가 되었다. 꿀꺽꿀꺽 맥주를 넘기며 느껴지는 따끔함이 기분 좋다. 남편과 몇가지 건강한 논쟁도 하고, 아이의 의젓함과 귀여움도 보니 부족함이 없었다.

나는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 그리고 항상 안될거 같은 느낌이 든다. 오늘도 그랬는데 하지만 부족함이 없었다. 그럭저럭 충분히 괜찮았다.


아이랑 방학숙제를 하는데 자꾸만 나에게 하란다. 못할거 같은 마음에 그러는것을 너무 알겠다. 나도 항상그런 마음이니까. 아이에게 정말 잘하고 싶은데 그 만큼을 못하겠어서 그러냐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한다. 그래서 그냥 원하는 대로 될거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해보라고 했다. 그래야 원하는 일이 일어난다고.. 그리고 만약 원하는 대로 안되어도 기분이 좋을거라고.. 이것은 나에게 하는 말과 같았다.


아이가 잠자러 갈때 함께 눕지 않으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렇지 않은척 했지만


아이와 남편은 자러 들어갔지만 나는 이것저것 검색하고 숏츠를 보았다. 한시간쯤 보았다. 나 자신도 모르게 앞치마(일할 때 작업복용)를 검색하고 있었다. 근데 생각해 보면 충분히 이전에 검색을 다 한 상태여서 더이상 검색은 사실 필요 없는데도 말이다. 알고리즘에 뜬 사이트를 나도 모르게 본거다. 그리고 이어서 릴스를 보다가 보다가 장난감asmr영상을 봤다. 좋은 장난감이 많네 하다가 신박한 장난감 발견, 구매처 까지 검색하였다. 릴스쇼츠로 좋은 정보를 랜덤하게 얻는 것, 간헐강화다.


수용전념치료, 이 세상 현 시점에서 끝판왕 인지행동치료 기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수용 그거 너무 어렵다. 앞으로 한달.. 진짜 매일매일 “알아차리고” 나와 다른 사람을 ”수용“해 보려 한다. 그리고 한번에 한가지 일만 하려고 한다.


이런 마음으로 릴스와 쇼츠를 보고 나니 미루었던 설거지를 그냥 했고 이 글도 쓴다. 자기비난을 하지 않고 봤구나 아마 설거지 싫었나보다. 헌데 하고 보니 설거지 별로 많지 않았네 싶고


한숨은 나를 위해, 한숨은 당신을 위해


오늘부터 실험과 관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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