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들이 홍보용 포스터나 영상이 필요한 경우 디자이너나 영상전문가를 채용해서 자체 제작을 하기도 합니다. 이때 회사 내부의 디자이너가 제작하는 것은 업무상 저작물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저작권은 회사에 있습니다(아래 "개발자와 디자이너의 저작물의 무조건 회사 소유인가요?" 참고).
하지만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처럼 소규모 회사의 경우에는 여러가지 여건상 "외주"를 많이 주죠. 회사가 저작물을 직접 만드는 것이 아니고 회사가 요청한 바를 반영해서 외주업체가 만듭니다. 발주 회사가 지시 및 감독을 하고 돈을 지급하여 얻은 결과물을 이용합니다. 이때에 저작권자는 일반적으로 외주업체입니다.
반면, 만약 회사가 외주를 맡길 때부터 구체적으로 기획하고 결과물에 대한 내용, 구성 등을 상세히 관여, 지시, 감독하는 경우도 있겠죠? 외주업체가 회사의 지시대로 단순히 제작하는 정도에 그친다면, 그 결과물의 저작자는 회사이거나 적어도 외주업체와 회사가 공동저작자가 될 것입니다.
자, 이때 문제가 발생합니다.
외주업체의 포트폴리오 사용!
위 경우처럼 외주업체가 결과물을 단순히 제작하는 것만 했을 경우에, 즉 "회사가 저작권자일 경우"에도 외주업체는 결과물을 포트폴리오로 사용할 수 있을까요?
네, 홍보용 포트폴리오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외주 업무를 하시거나 외주를 많이 주시는 분들이 간혹 물어보십니다. 의뢰받아서 제작한 것을 외주업체의 포트폴리오로 사용할 수 있냐고. 의뢰인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냐고.
아니에요. 해당 작업을 포트폴리오로 구성해서 자신의 업무 홍보에 활용하는 것은 저작자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반면, 포트폴리오로 사용하면서 해당 작업의 저작자가 자신이라고 말하는 등의 "저작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는 당연히 안되죠. 단순히 제작하거나 제작에 참여한 것이 아니라 저작자라고 말하는 것은 "저작인격권" 중에서 "성명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어요. 아직 세상에 공개하지 않은 작품, 제작물 등을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포트폴리오로 사용한다면, "저작인격권"에서 "공표권"을 침해할 수도 있습니다. "공표권"은 저작물을 공중, 대중에 공개할 것인지 결정하는 중요한 권리입니다.
저작권 법률 이슈는 형사법, 회사법보다 뭔가 부드러워 보일 수 있지만, 생각보다 애매하고 모호한 부분이 많아 판단하기가 어려워요. 그리고 민사상 책임뿐만 아니라 형사상 처벌 조항도 있어서 저작권을 침해하면 보기보다 무서운 결과가 뒤따를 수도 있답니다.
다른 문제는 몰라도 법률적인 문제로 애매하다면 지르고 보지 말고, 꼭 확인하고 지르세요. 돌이키긴 쉽지 않아요.
* 최앤리 법률사무소의 최철민 대표변호사가 스타트업 / 중소기업에게 꼭 필요한 법알약을 매주 처방해드립니다. 최앤리 법알약 뉴스레터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