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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더혜숙 Oct 31. 2023

조깅 습관 들이기, 매일 조깅의 장점


조깅하는 사람들이 이 작은 도시(독일 하이덴 하임)에도 부쩍 는 것 같다. 특히, 젊은 사람들. 러닝을 시작하고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마음가짐. 조깅 복장 등 여러 가지 의문이 많을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인터넷에서 많은 정보 중에서 실천하기 쉬운 것들을 매번 다르게 적용하 면서 홀로 러닝을 이어왔다.


예를 들어, 처음 조깅을 시작했을 때. 30분을 달리자. 물론 5분도 되지 않아 목구멍에 공기가 걸려서 따갑다. 호흡이 힘들다. 명치가 당기기도 한다. 어떨 때는 잠시 쉬고, 어떨 때는 무시하고 뛴다. 무조건 30분 버텨 본다. 그런 시간이 얼마나 지속되었을까? 내 경우는 단거리 육상 코치가 친구가 있어서 그 친구를 따라 조깅을 시작하고, 혼자 달릴 때는 이런 고통의 시간을 아주 오래 겪었다. 산후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시작한 조깅이었고, 족히 2년을 그렇게 30분만 달리기를 유지했다.


초반의 장벽을 홀로 넘거나, 러닝을 습관화하기는 꽤 어렵다. 그래서 러닝을 시작하기로 했다면, 러닝을 재밌게 할 장치들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러닝 크루에 든다. 사교적인 사람들이라면 교류하는 게 좋을 것이고, 내향적이라면 시선이 신경 쓰여 가기 싫어도 가게 된다. 잘 달리는 러너를 보며 자극을 받는다. 그들은 대회의 경험이 많아서, 어쩌다가 대회도 참가하게 되는 등의 주류에 따르다 보면, 어느새 러너가 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혼자 러닝 습관을 들이고 싶다면?


제임스 클리어의 <아토믹 해빗>을 참고하라. 간단히 말하자면, 언제, 어디서, 어떤 복장으로 어떤 코스로 뛸 것인지 미리 정해둬라. 매번 그 습관을 실천한다. 미뤘다면, 한번 이상은 미루지 않는다는 법칙을 정해 둔다. 눈이 와도 비가 와도 나간다. 절대적인 조건을 지켜 나가자. 그러기 힘들다고? 러닝뿐만 아니라 다른 습관들도 비슷하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다른 모든 것들 것 모래성처럼 무너진다. 한번 결심했다면 끝까지 하자.


매일 조깅의 장점이 그것이다. 여름은 오전 여덟 시 이전, 가을은 오전 아홉 시 반, 겨울은 오전 열한 시가 습관적으로 달리는 시간이다. 어쩌다가 시간 조절에 실패해서 오후에 달리는 경우라면, 오전에 달릴 때보다 몸이 두 배는 무겁다. 루틴이 정신과 몸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나가기, 그전까지 해야 할 일을 끝내기. 무슨 일이 있어도 러닝은 자신과의 약속이고, 그걸 지키고 나면 하루에 해야 할 일도 거뜬히 하는 의욕이 생긴다. (실제로 조깅을 한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을 비교하면, 조깅 후에 의욕과 체력이 더 남는다. 사람들과의 교제도 그렇다. 더 자신감 있고 활기찬 자신을 마주할 것이다.)


언젠가 한번 언급한 적 있지만. 매일의 조깅 습관은 무형의 삶을 유형으로 만든다. 시간이 많은 내 경우 시간 관리가 특히 중요하다. 계획 없는 하루는 뭉텅이로 버려진다. 매일 같은 계획과 습관이 있다. 독서, 명상, 글쓰기, 조깅 등의 활동이 그것이다. 조깅이 이런 습관들을 이어준다.  


활동적인 운동은 활동적인 하루를 만든다. “운동으로 혈액이 흐르면 산소 및 영양소 공급을 원활하게 하여 하루를 생기 있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 조깅을 한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을 비교해 보면 확연한 차이가 난다. 조깅으로 땀을 흘리고, 체온을 올리고 난 다음의 활동을 생각해 보라. 의욕이 나고 힘이 난다. 사람들을 만나서도 그 활기를 스스로 알아차린다.


조깅은 몸과 정신의 발란스를 맞춘다. 독서, 글쓰기 같은 정적인 활동을 하면 몸이 뻐근하다. 그럴 때 몸을 풀어주고 혈액 순환을 해주고 또 공기를 쬐어서 신선한 기분이 든다.


조깅은 일종의 명상이다. 똑같은 동작의 반복인 러닝을 하면 생각이 정리된다. 고민, 아이디어 고갈, 할 일이 많을 때 조깅을 하면 복잡하던 생각이 하나로 집중되고, 해결책이 나오고,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화두가 중요하다. 어떤 것을 생각할 것인가. 물론 자연스럽게 지금 가장 중요하고, 에너지를 많이 쏟고 있는 화두가 머리에 떠오를 것이고, 조깅에서는 그것이 모두 스르륵 녹는다. 땀과 함께, 헉헉 거리는 날숨과 사라진다. 스트레스를 푸는 데 이것만큼 좋은 활동이 있을까.


매일 조깅은 매일 수면의 질을 높인다. 조깅은 심장 박동수를 늘리고, 다리를 움직이고, 팔을 흔든다. 숙면은 그날 하루를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적당하게 운동하고, 적당히 햇빛을 쬐고, 카페인을 적게 섭취하고, 취침 전 소화가 다 된 상태라야 푹 잘 수 있다. 또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취침 루틴이다. 취침 전 핸드폰을 노는 것보다, 백색 소음을 틀어 놓고 영어 원서나, 코스모스 같은 어려운 과학 종이 책을 읽으면 숙면에 든다. 스크린이 뿜는 블루 라이트는 각성 효과가 있으니. 핸드폰은 다른 방에 둔다. 아님 새벽에 잠시 깨어서 핸드폰을 보면, 수면에 방해된다.


매일 조깅하는 습관과 오디오 북 듣기를 이어보자. 영어 공부, 독서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매일 하는 조깅 시간 플러스 영어 공부 시간을 매일 누적한다면 일 년 후에 당신의 듣기 실력은 월등히 높아져 있을 것이다. 숨이 차고 힘들어도 흥미로운 오디오북을 들으면 즐겁게 러닝이 가능하다.


매일 조깅의 단점은 무엇일까?


달리는 시간, 말고 옷을 입고 준비하는 시간, 샤워하는 시간까지. 의외로 조깅은 시간 소비가 크다. 물론 많은 활동들이 그렇겠지만, 그걸 매일 투자하는 게 왠지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가? 건강과, 활기찬 삶을 위해서 하루에 한 시간 나만을 위한 시간을 낼 수 없다면, 어떤 삶의 의미가 있을 것인가.


매일 조깅하면 무릎이 아프지 않은가?


매일 해 보라. 뼈가 부러지는 부상이 아니라면, 무릎이 약간 아파도 뛰어보라. 몸은 고통에 쉽게 적응한다. 금방 회복하고 더 오래 더 힘차게 달리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감기에 걸렸다면?


추울 때 조깅하러 가서 감기가 걸릴 수도 있다. 그러나 심각한 독감이 아니고서는 이틀 후에 조깅한다. 조깅을 하든 안 하든 아프다면, 하면서 아픈 게 낫다. 달리면서 느끼는 상쾌함이 누워서 지긋지긋한 두통을 견디는 것보다 낫다.


조깅은 다리 근육을 중점적으로 움직인다. 근육 발열은 체온을 상승시켜 면역 세포의 활동을 촉진시킨다. 운동으로 인한 체온 상승은 면역 세포의 활동력 30%에서 5배까지 증진시킨다. 비타민 섭취나, 따뜻한 물을 마시는 것처럼 조깅이 감기 회복에 도움이 된다.



생리를 한다면?


내 경우, 생리 전후 하루를 제하고, 원래대로 달린다. 평소 달리는 거리보다 줄이는 것은 재량이다. 감기나 무릎 통증처럼, 생리 통으로 소파에서 울적하게 느끼는 것보다 달리면서 자연을 감상하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게 기분이 훨씬 좋다. 또 조깅 후 몸이 훨씬 가볍다는 느낌은 덤이다.


 의학적으로 말하면 러닝은 세로토닌, 도파민, 엔도르핀 등의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스트레스를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흔히 말하는 ‘러너스 하이’나 러닝을 마친 후에 상쾌함은 이미, 그런 의학적 반응을 차치하고 경험적으로 러닝이 기분을 좋게 한다는 걸 안다.


매일 달라지는 자연의 변화를 만끽할 수 있는 것도 매일 조깅의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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