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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조깅복장과 조깅팁

by 원더혜숙

집에서만 있고 움직이지 않는 계절. 낮도 짧고 일조량도 낮아 웅크리고 있기 좋은 계절, 겨울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웅크리고 있을 때 타이트한 조깅 레깅스를 입고 머리에 헤어 밴드를 매고 가볍게 숲을 조깅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 본 적이 있습니까? 코로나로 집에 있을 수밖에 없다고요? 마음도 답답한데, 몸까지 실내에 답답하게 갇혀있어야 하나요. 추위를 뚫고 조깅이나 걷기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겨울 조깅이라고 특별하지 않습니다.

“나쁜 날씨는 없고, 계절에 맞지 않은 옷만 있을 뿐이다.”라는 독일 속담이 있습니다.

영하로 내려가는 추위, 눈이 오거나 비 오는 날씨에도 맞는 조깅 복장이 있다면 겨울에도 조깅을 충분히 즐길 수 있어요.


겨울 조깅 복장


방한이나 방풍 레깅스, 후리스 자켓, 후리스 장갑, 목까지 올라오는 조깅 셔츠, 혹은 넥워머, 겨울용 등산용 양말, 후리스 조깅 모자입니다.


작년과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혼자 조깅하는데 누가 예쁘게 입었는지 보지 않고요, 품질 좋은 기어를 사 놓으면 적어도 3년은 걱정 없습니다. 여름과 겨울은 특히 짧기 때문에 매일 조깅 하는 게 아니라면 잘 헤지지도 않습니다. 제 장비를 소개해 볼게요.




조깅 바지


방한이나 방풍이 되는 레깅스를 입으셔야 허벅지와 엉덩이가 너무 찬 것을 방지할 수 있어요. 햇빛이 나는 곳에서는 괜찮지만 그늘에 들어가면 차이를 분명히 느낄 수 있습니다. 콜롬비아 부분 방한 레깅스를 입고 달리는데, 방한이다 보니 좀 타이트해서 움직임이 불편하긴 합니다. 펄럭 거리는 것보다 낫죠. 방한이 되지 않는 부분이 시렵긴 하지만, 긴 양말과 넥워머로 보온해주면 그런대로 견딜만 합니다. 달릴 때는 열이 나기 때문에 괜찮은데, 문제는 몸을 데우는 30분간의 조깅과 조깅 후 찬바람에 땀이 씻길 때 체온을 유지하는데 따뜻한 레깅스가 중요합니다.


콜롬비아 방풍 레깅스 발목에 지퍼가 있어서 입고 벗기 편해요


조깅 셔츠


나이키에서 샀는데 땀이 나도 시원하게 유지하면서도 춥지 않습니다. 안에는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목까지 올라와 있어서 편하고요. 손목에 이렇게 엄지를 넣을 수 있어서 장갑을 껴도 찬 바람이 전혀 들어오지 않습니다. 손목이 약한 사람에게 딱 좋습니다.




조깅 자켓


털과 후리스가 조합된 것을 사려고 했지만 있던 거 노스페이스 입고 있습니다. 후리스는 가볍고 보온성이 좋으니 조깅용으로 좋습니다. 다만 비가 올 경우에는 방풍 자켓을 덧 입으면 됩니다. 그러나 비오는 날은 조깅을 안 하고, 부슬부슬 내리는 정도의 우중에는 후리스 자켓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요.


조깅 양말


가을용 등산화 양말을 신습니다. 독일에서 꽤 유명한 Falke입니다. 순례길에서 만났던 사람이 비싼데 너무 잘 늘어난다면 불평을 했던 양말입니다. 너무 추우면 발목까지 올라오는 등산용 양말을 신을까(아마존에서 산 비매품 최고예요) 합니다. 양말을 발목까지 따뜻하게 신으면 발목에서 들어오는 찬 바람이 처음 조깅을 시작할 때 그 싫은 느낌을 지워줍니다.



조깅 모자


역시 후리스가 좋습니다. 귀까지 덮는 게 따뜻하지만, 아쉽게도 제 꺼는 좀 짧습니다. 영하로 내려가지 않는다면 겨울용 등산용 헤어밴드로 귀를 덮어도 충분히 보온이 됩니다.



넥워머(자세한 조깅 기어에 대한 글 링크)


감기 걸렸을 때 목 보호로도 쓰고, 아주 추운 날은 조깅 자켓을 다 챙겨 입고도 추우면 이걸 하나만 더 둘러줘도 보온이 단단히 됩니다. 데카트롱에서 산 걸 씁니다. 어느 브랜드도 좋지만 넣고 빼기가 좋고 실내에서 두르고 있어도 불편하지 않는 가벼운 피부에 부드러운 소재가 좋은 것 같습니다.


조깅 장갑


딱 맞는 게 좋겠습니다. 손가락에 공간이 있으면 그 공간에 공기가 차서 춥습니다. 후리스도 좋지만, 방수가 되는 것, 스키 장갑형태로 되어있지만 가볍게 조깅을 위한 장갑들이 많지요. 그런 걸 쓰시면 되겠습니다. 뛰다보면 저절로 콧물이 나오는데 그걸 슥 딱을 수 있어요. 더러워지면 빨고 금방 말리면 되니 후리스 소재의 장점이에요.


조깅화


눈 위를 달리는데 스페셜 조깅화가 필요할까요? 요즘 겨울에 눈 몇 번 오나요? 저는 신던 조깅화로 눈 위를 달립니다. 눈에 젖어 금방 차가워지지만 한 시간만 달리니 동상 걸리는 위험이 전혀 없어요.

자, 장비가 준비되었으면 뛰어야 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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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야외 조깅의 문제점


겨울에는 몸이 처집니다. 집안에서만 있다보면 의욕도 활기도 잃습니다. 겨울이라서 실내에서만 운동을 해야 할까요? 아니죠. 추위 때문에 몸을 웅크리고 집에서만 지낼 수 없죠. 이럴 때일수록 밖에 나가야 합니다.(독일은 셧다운이어도 야외 1인 운동은 마스크를 끼지 않게 허용합니다) 몸이 무거워지기 전에 추위를 이기고 함께 뛰어봅시다.


겨울 야외 조깅, 처음에는 힘들지만 적응하면 그만큼 좋은 활동이 없습니다. 한 번 시작하면 찬 공기를 폐에 넣는 게 너무 좋아서 중독될지도 모릅니다. 기운이 없다가도 조깅 한번 하고 나면 의욕이 생깁니다.


겨울 조깅의 불편한 점


눈이 오면 겨울 조깅이 불편합니다. 한 시간 정도 달린다면은 오히려 눈이 내릴 때 달리는 것이 안전합니다. 길이 미끄럽지도 않고, 또 많이 쌓이지 않았으니 눈이 많이 쌓였을 때보다 저항력이 심하지는 않고요. 눈이 쌓이고 녹을 때까지 안전합니다. 그러나 녹지 않고 추운 날이 계속되어 눈이 녹았다 얼었다가 할 경우, 혹은 얼음이 언 자전거 도로를 달릴 때는 미끄럽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작년 한국(경남 함양)에서 조깅을 할 때는 눈이 온 적이 없었어요. 날도 따뜻했고 공기도 비교적 따뜻한 편이어서 후리스 자켓과 기모달린 셔츠만으로도 따뜻하게 달렸습니다. 독일은 부분 방풍이 되는 레깅스를 입어도 영하로 내려가면 엉덩이와 허벅지가 시립니다. 또 같은 자세로 달리다 보면 손에 혈액 순환이 안 되서 손끝이 얼음장으로 변한다. 달리는 중에 간혹 손을 내려서 혈액 순환을 도와줍니다.



겨울에는 많이 달리기보다는 체력을 유지하기 위한 달리기를 하지 실력을 높이는 노력을 하지 않습니다. 무리하지 않습니다. 겨울철은 유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스트레칭도 중요합니다.


겨울 조깅의 효과


겨울에 조깅을 하는 게 어렵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오히려 여름보다 겨울에 달리는 게 심신 건강에 더욱 도움됩니다. 특히 독일은 겨울에 일조량이 한국에 비해 적은 편이고, 움직이지 않고 집에만 있다보면 우울증이 걸리기 쉬워요. 조깅으로 신선한 공기를 맡고 또 움직이다 보면 햇빛이 없어도 기분이 어느 정도 좋아집니다. 콧물이 나고, 목이 아프기 시작할 때 조깅을 한 시간 하면 몸에 열도 오르고 금방 감기기운도 달아납니다.



겨울 야외 조깅의 장점과 매력


여름처럼 목이 말라 물을 짊어지고 다니지 않아도 됩니다. 여름처럼 숨이 턱턱 막히는 느낌이 없습니다. 대신에 찬 공기가 폐를 찌르고 목을 찌릅니다. 쌀쌀하죠. 목이 탁 막히는 추위가 매력적입니다. 그 찬 공기를 사랑하게 되면 여름보다 겨울 조깅을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땀이 나도 금방 씻겨 나갑니다. 너무 더워서 숨 막히는 일 절대로 없어요.



추운 날씨를 이기고 달리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여름 내내 습관을 만들어 놨다면 겨울이라고 해서 못 달릴 것은 없어요. 빗속에서 달리는 것보다 눈속에서 달리는 게 로맨틱합니다. 눈 쌓인 겨울 숲을 달려 보셨나요? 겨울 왕국에 들어선 것 같습니다. 눈 오기만을 기다려서 달리고 싶은 마음이 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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