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백업되지 않은 영상

by 원화 혜정
[코드번호: unknown_0001]
이나는 집에서 발견한 이상한 영상 속에서
자신과 같은 얼굴의 낯선 존재를 마주했다.



이나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거울 앞으로 갔다.

“리아.”

낯선 이름.

하지만 오늘 낮부터, 그 이름이 자꾸 입안에 맴돌았다.

거울 앞에서 핸드폰을 켜고 셀카 모드로 전환했다.

눈을 맞춰보려 했지만, 뭔가 이상했다.

초점이 흐려졌다.

카메라가 갑자기 꺼졌다.

꺼졌는데, 사진첩엔 하나의 영상이 저장되어 있었다.

영상 이름: unknown_0001.mp4

저장 일시: 오늘 오전 11시 11분

“... 뭐야, 이거.”

이나는 손끝을 눌러 재생했다.


화면 속은 어두운 복도였다.

복도 끝에 누군가 서 있다.

뒷모습이 보인다.

흰 셔츠에 단정한 긴 머리.

그리고,

그 인물이 아주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나’였다.

그런데, 그건 내가 아니었다.

눈빛이 비어 있었다.

미소도 없었고, 피부는 너무 하얘서 가짜처럼 보였다.

무엇보다,

내가 모르는 나였다.


다음 장면,

그 ‘이나’는 카메라를 향해 걸어오기 시작한다.

발소리 없이, 가볍게.

그러다 중간에 멈춰 섰다.

화면 정지.

화면 정지된 그 순간,

이나는 핸드폰을 떨어뜨렸다.

눈앞이 아득해졌다.

심장이 아닌,

심장 밑 어딘가가 쿵 하고 내려앉았다.


밤이 깊었다.

이나는 집 안 여기저기를 살폈다.

문, 창문, 베란다, 방문, 다시 문...

그러다 거울 옆 멀티탭을 뽑으려는 순간,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거울 뒤 틈.

벽이 아닌,

플라스틱 손잡이 같은 게 손끝에 닿았다.

“...... 뭐야.”

이나는 거울을 떼어냈다.

작은 구멍.

그리고 그 안에 박힌 작은 렌즈 하나.

집 안에 CCTV가 설치돼 있었다.

그것도, 거울 속을 향해서.


이나는 아무 말 없이 앉았다.

손끝은 떨리고, 숨이 가빠졌다.

그리고 곧,

핸드폰 화면이 다시 켜졌다.

[11:11]
재생 중: unknown_0002.mp4
접속 중: 리아

이번엔 영상이 재생되기 전,

하단에 짧은 문장이 하나 떠 있었다.

“기억하라. 그날 넌 죽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