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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진호 Jan 09. 2018

직무역량을 말하려면, 자기분석이 우선입니다.

자신의 강점도 모르는 사람을 당신이라면 채용하시겠습니까?

자소서와 면접을 어떻게 직무역량 중심으로 준비해야 할지 다들 어려워합니다. 왜 그렇게 어려운지 각자 상황이 다르겠지만, 자기분석이 부족한 것은 공통점입니다. '내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또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정확히 모르면서 직무가 요구하는 역량에 억지로 맞추려니 겉도는 이야기만 만들어지는 거죠. 몸에 맞는 옷을 찾는 게 아니라 옷에 몸을 맞추려는 꼴입니다. 그나마 본인의 스펙이나 취업 관련 활동을 정리해 놓은 사람들은 좀 나은 편이지만, 그것만으로 자기분석이 마무리된 것은 아닙니다. 스스로 확신할 수 있는 자신의 강점을 찾아내지 못했다면 자기분석이 충분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모의면접을 진행해 보면 자신의 강점을 자신 있게 설명하는 취준생들이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면접이 끝난 후 자연스러운 대화 중에 숨은 강점을 발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활용할만한 강점이 있는데도 정작 본인은 모르는 거죠. 자기의 강점인데도 설명을 듣고서야 알겠다는 듯 표정이 밝아지는 모습도 많이 봤습니다.

강점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

그러면 본인의 강점을 찾아내는 것이 왜 그렇게 어려울까요?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의 이야기인데 말이죠. 제 생각에는 강점에 관한 두 가지 오해 때문인 거 같습니다. 첫 번째는 강점을 발휘해서 하는 일은 별로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오해입니다. 쉽게 달성한 경험을 통해서 강점을 찾으려는 거죠. 이렇게 해서는 강점을 찾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과거를 아무리 뒤져봐도 어렵지 않게 목표를 달성한 경험은 있을 리가 없습니다.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남들이 보기에 대단한 강점이 있는 능력자들도 노력을 통해서 성과를 만들어 냅니다. 제가 가까이 지켜봤던 유능한 사람들도 그랬습니다. 그래서 '쉽지 않지만 해낸다'는 표현이 더 어울립니다. 프레젠테이션의 마법사로 불렸던 스티브 잡스도 긴 시간 동안 치열한 연습을 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그에게 프레젠테이션이 정말 'a piece of cake'였다면 그 정도까지 연습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러므로 강점을 찾고 싶다면 쉽게 해냈던 일을 찾을 게 아니라 어려웠지만 끝까지 해냈던 일에서 원동력이 무엇이었는지 고민해 봐야 합니다. (그래서 이런 질문이 채용과정에서 단골로 나옵니다.)


두 번째 오해는 남들보다 잘하는 것이 강점이라는 생각입니다. 남들과 비교해서 더 잘하는 것을 찾으려 하면 '나는 강점이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에는 어떤 분야든지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넘쳐나니까요. 이런 식으로는 어떤 능력도 자신의 강점이라고 자신할 수 없습니다. 스스로도 자신하지 못하는 강점을 인정해서 채용하려는 면접관도 없겠지요.


강점은 다른 사람과의 비교가 아니라 '자신의 능력들 중에서 다른 능력보다 뛰어난 것'이어야 합니다. 그렇게 확신하는 강점을 내세울 때 취업문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채용의 목표는 각 분야 1등을 가려내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 맞는 사람을 찾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자신의 강점을 못 찾겠다면 가까운 사람들의 강점을 생각해 보세요. 우리는 다른 사람의 강점은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쉽게 떠오를 겁니다. 저의 예를 들자면, 김 OO라는 친구는 철저하고 주도면밀하게 일을 처리하는 강점이 있습니다. 이 OO 선배는 자기 분야의 전문 지식이 뛰어나고, 임 OO 후배는 무슨 일이든 쉽게 풀어나가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물론 그들의 강점이 대한민국 1등도 아니고 모든 면이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적어도 하나씩은 강점이 있잖아요? 그러니 나라고 강점이 없을 리 없습니다. 확신해도 됩니다.


그럼 자신의 강점을 어떻게 찾을까요?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앞에서 힌트를 드렸습니다. 친한 사람들에게 솔직한 대답을 구하는 거죠. 평소에 이런 얘기를 하지 않아서 그렇지 내 주변의 사람들은 나의 장단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약간의 낯 간지러움만 극복할 수 있다면 가장 확실하고 정확한 강점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두 번째 방법은 경험을 통해서입니다. 이 방법을 쓰기 위해서는 우선 다양한 경험을 비판 없이 적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중에 어떻게 활용될지는 미리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래의 같은 식으로 틀을 만들어 놓고 채우는 식으로 정리하면 누락되는 경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양식은 참고일 뿐!


모든 경험을 정리했다면, 강점은 다음과 같은 경험에 숨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복하지만, 강점은 '힘들고 고생스러워서 포기할 뻔했지만' 이뤄냈던 일에 숨어 있습니다.


(힘들었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했던 일

(고생스러웠지만) 다시 해보고 싶은 일

(포기할 뻔했지만) 남들보다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낸 경험


세 번째는 공인된 검사를 통한 방법입니다. 앞에서 찾은 강점을 검증하는 단계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워크넷의 직업심리검사를 이용하거나 학교에 있는 진로상담실을 방문할 수 있습니다. 충분한 여유를 갖고, 몇 가지 검사 결과를 비교해 본다면 더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워크넷 (www.work.go.kr)


이렇게 고민해서 찾은 자신의 강점과 직무분석 결과를 합치면 직무역량 중심의 설득력 있는 자기소개가 완성될 것입니다. 이렇게 까지 준비하는 이유는 면접관의 흔들기에 버티기 위함입니다. 면접관은 당신이 주장한 강점이 진짜인지 지어낸 것인지 검증할 책임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다양한 질문으로 입사지원자를 흔드는 거죠. 끝까지 버텨내기 위해서는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할 몫입니다.


주업은 아니지만, 대기업에서 오래 근무했다는 이유로 모의면접이나 채용면접에 면접관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취준생 대상으로 강의도 하고 있고요. 제 경험과 생각만으로는 부족한 듯하여 틈틈이 취업 컨설턴트의 책이나 강의도 보고 있습니다. 거기에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를 이곳에 적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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