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진호 Oct 20. 2016

퇴사를 앞둔 사람들의 3無

좋은 직장 ≠ 좋은 직업

최근 자의든 타의든 회사를 떠나는 사람들 이야기가 넘쳐난다. 내 주변에도 퇴사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안타깝게도 다들 진로가 확실하지 않다.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은 길게는 20년이 넘게 회사에 몸담고 있었다. 그 시간 동안 아무 대책도 없이 살았나 싶지만, 하루하루 회사만 열심히 다녔을 뿐 딱히 잘못 살아온 것도 아니다.


어쩌나 보니 이렇게 되었을까? 각자 상황은 다르지만, 아래 세 가지가 없어서 고민인 것은 비슷해 보인다.




1. 하고 싶은 일

이전부터 하고 싶은 일이 있었지만 회사에 매여 있어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면 퇴사는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만약 그 일이 수입도 보장해 준다면 망설일 이유가 있겠는가? 


보통은 하고 싶은 일 돈을 벌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그래서 선뜻 시작하기 불안하다. 그 일이 개인 사업이든 이직이든 마찬가지다. 오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새롭게 시작하는 일이 쉬울 리 없다. 그래도 하고 싶은 일이 확실하다면 '할 일이 없는 것'이 고민은 아닐 거다. 사업이나 이직을 준비하는 것이 '당장 할 일'이다. 


사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다행이다. 대부분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한다. 20대에 끝냈어야 할 고민을 건너뛴 결과다. 그러니 당장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감사한 마음으로 열정을 관리할 일이다. 열정이 식는다면 한낱 부질없는 꿈으로 남을 것이다.


2. 할 수 있는 일

퇴사를 하면서 하고 싶은 일이 없다면 할 수 있는 일이라도 있어야 한다. 비록 그것이 하기 싫은 일이라도 수입을 유지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특히 부양가족이 있는 가장에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하던 일이 있으니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게 당연하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겠다. 하지만 다니던 조직을 떠나서도 내놓을 만한 직무 능력이 있는 경우가 흔하지 않다. 왜냐하면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에서는 담당자가 세분화된 업무만 처리하기 때문이다. 


결국 어떤 직장을 오래 다녔다고 해도 '나는 이 일을 할 수 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런 능력이 없으니 찾아주는 회사가 없다. 이직이 쉬울 리 없다.

내 경험을 예를 들면, 고객의 클레임을 처리하면서 해외로 물건을 송품하는 일이 수도 없이 많았지만 정작 운송 업무는 운송 전담 부서에서 처리했다. 담당자는 운송 의뢰서만 작성할 뿐이었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면 클레임 처리의 일부만 내가 할 수 있는 셈이다.


3. 새로 시작하려는 의욕

앞의 두 가지, 하고 싶은 일 &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면 무엇이든 새로 시작하는 수밖에 없다. 새롭게 배우면서 하고 싶은 일을 찾거나 할 수 있는 일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두려움이 발목을 잡는다. 


이 나이에 뭘 배우겠나?
당장 생계는 어떻게 유지하나?
실패하면 돌이킬 수 없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틀렸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이미 많이 늦은 거다. 그러니 더 미루지 말고 서둘러 시작해야 한다. 그렇다고 조바심은 금물이다. 조바심은 잘못된 결정을 부른다. 퇴사 후 사기당한 얘기는 너무 흔하지 않은가.


이미 늦었지만, 깊이 고민하고 정석대로 단계를 밟으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 &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런 점에서 기대 수명이 늘어난 것은 다행이기도 하고, 일을 찾아야 하는 분명한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이 글은 퇴사가 임박한 사람보다 퇴사가 남의 이야기인 사람들을 위해 썼다. 여유가 있을 때 위에 언급한 세 가지 미리 찾아 놓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작가의 이전글 무의식을 고용하면 성공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