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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억이응 Dec 26. 2017

네가 말했지

6살 석이 4 살 찬이 두 아들을 키우며 지금까지 두 아이가 한 이야기를 기록한 기록물이자 반성문이다. 5년 가까이 아이를 기관에 보내지 않고 집 육아를 하며 아이들과 함께 한 시간이 많았다. 첫째 석이가 돌 지난 후부터 한 말들 중에 가슴에 진동이 느껴지는 것들을 적기 시작했다. 그 자리에서 다이어리에 , 노란 포스트잇에, 휴대폰 메모장에.


 


난 좀처럼 어릴 적 기억이 많이 없는 편이다. 6살 이전에 기억은 더더욱 없다, 내가 어디를 갔는지 엄마와 무슨 놀이를 했는지 난 그때 어떤 말을 했는지. 내 어린 시절 기억의 빈자리를 나의 아이로 채우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 꼼꼼한 성격도 아니고 집요한 성격도 아니 것만 아이들의 말은 잘 기록해두고 싶었다. 시간이 지나 점차 그 감동이, 그 순간의 기억이 사라지는 게 아쉬워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었다. 잊고 싶지가 않았다. 아이들은 잊어도 내가 기억하고 싶었다.


 


두 남아를 키우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화가 나고 울고 싶고 뛰쳐나가고 싶던 시절.(지금도 아직 유효하다) 두 녀석은 가끔씩 내게 깊은 위로와 사랑, 기쁨이 한꺼번에 담긴 말들을 해주었다. 그 말에 울기도 하고 깔깔깔 웃기도 하고 잠시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그 말들이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느껴지기도 그 어느 누구에도 받지 못한 사랑을 느끼게도 했으며 어느 예능 개그보다도 날 웃게 했다.


 


가끔 엄마들을 만나면 자기 아이가 어떤 말을 했다는 이야기를 주고받을 때가 있다.


엄마라면 아이의 말에 감동을 받은 적이 많이 있을 것이다. 내 경험이 아주 특별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저 그 아이 또래의 평범한 말들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평범한 말을 특별하게 들을 수 있는 마음을 늘 유지하고 싶었다. 내 아이가 아름답고 특별하다는 것은 아이 자체가 주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바라보는 엄마, 나의 시선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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