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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2

by 일곱시의 베이글

8월 4일에 쓴 일기.


앞으로를 생각하면 괜찮다. 하고 싶은 게 많다. 잘할 수 있을 것도 같다. 지금까지 해온 것을 생각하면 너무 아프다. 가만히 있다가도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다. 당분간은 그러지 싶다.


퇴근길에 전화 한통을 받고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었던 그날을 기억한다. 잊지 못할 날이다. 잘 우는 편은 아니다. 누군가 앞에선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그날은 무방비 상태에서 당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그런 못된 일을 당했다니 너무 서럽고 속상해서 소리내어 울었다. 그게 불과 반년 전 일이다. 6년의 시간에 빗대 보면 참 짧은 시간이다.


사랑이란 뭘까. 나는 언제부터 그 사람을 사랑했고 언제부터 사랑하지 않게 된 것일까. 어쩌면 지금도 사랑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설사 그렇다 한들 돌아갈 수는 없을 것 같다.


다시 못할 것 같지만 아마 나는 또 사랑을 할 거다. 그러기를 바란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해온 것들을 부정하지는 않을 거다. 다른 누군갈 만나 사랑한다한들 내가 치열하게 사랑했던 그 시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그 나름대로 내 안에 남아있을 거다. 어떤 모양으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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