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에 테니스 레슨이 잡혀있었다.
속도 안 좋고, 머리도 아프고, 기분도 울적해서 8시 50분까지 나갈까 말까 계속 고민했다. 한참 망설이다 그래도 가보자, 했다. 일주일에 네 번 하던걸 두 번으로 줄였는데 그마저도 안 하면 안 되겠지 싶어서.
날씨가 많이 추워져서 저지 두 개에 패딩점퍼를 입었다.
오늘은 스매시와 서브를 배웠다. 스매시는 몇 주 전에 폼만 살짝 연습했었는데, 공을 맞춰본 건 오늘이 처음이다. 처음에 코치가 공을 던져줬는데 높은 데서 공이 떨어지는 게 너무 무서워서 "어어"하며 망설였다. 두세 번 쳐보니 공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진다. 그때부턴 신나서 쳤다. 라켓을 하늘 방향으로 치켜 세운 다음 붕 뜬 공을 바닥으로 내리꽂는 거다. 이때 중요한 건 손목 스냅. 공이 맞는 순간에 손목을 딸깍, 하면서 꺾어주는 거다. 그럼 공이 바닥을 맞고 튕겨져 나간다.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분이 좋다. 신나서 빵빵 쳤다.
서브도 기본적으론 스매시와 비슷하다. 오버핸드 스트로크다. 다른 점이 있다면 상대방이 공을 주는 게 아니라 내가 왼손으로 토스해야 한다는 것. 몸을 아래로 살짝 기울여서 왼쪽 팔을 내린 다음 머리 위까지 뻗어준다. 반동을 이용해서 머리에서 30~50cm 높이까지 공을 던진다. 그다음은 스매시와 비슷하다. 내리꽂으면 된다. 잘 치면 상대가 받을 수 없는 무시무시한 공이 되고 애매하게 치면 역공을 당한다. 스매시는 비교적 치기 쉬웠는데 서브는 왼손으로 공을 던지는 것부터가 쉽지 않다. 공이 똑바로 뜨지 않는다. 요건 연습이 좀 필요할 것 같다.
테니스를 치고 나니 기분이 되게 좋아졌다. 추워서 볼은 빨갛게 되고 기침도 콜록콜록이지만 파워는 업업이다. 역시 몸을 움직여야 에너지가 샘솟는다.
용어설명
스매시 smash : 강한 오버핸드 스트로크. 공을 상대 편 코트에 직각으로 내리꽂는 것.
서브 serve : 테니스 경기에서 공을 경기장에 놓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