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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원 May 28. 2017

어느 평범한 일요일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적극 찬성한다.


1. 집 앞엔 코스트코가 있다. 주말에 조용히 쉬고 싶어도 창문을 열어놓으면 차소리, 호루라기 소리 때문에 무척 시끄럽다. 이케아, 롯데아울렛, 코스트코의 트라이앵글이 교통지옥을 만들어낸다. 창문을 닫아두면 그나마 괜찮지만 환기를 하고 싶어도 소음 때문에 힘들다.


그런 우리 집에도 고요의 시간이 있으니 한 달에 두 번 있는 코스트코 의무휴업일이다. 장사를 하고 싶어도 지역의 중소상인과의 상생을 위해 문을 못 열게 하는 규제 때문이다. 예전 회사 다닐 때 이 건에 대해 취재를 많이 했었는데 고민할 거리가 꽤 많았다. 지역 소상공인들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매출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대형마트가 문을 닫으면 전날 가거나 다음날 가지 전통시장으로 발걸음을 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처한 위치에 따라 입장이 다른 것. 대형마트 근로자들의 휴식권을 위해 의무휴업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내 입장에서의 결론 : 인근 거주자들의 행복추구권을 위해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적극 찬성합니다! 반론 얼마든지 환영. 이것도 순전히 내 입장에서의 주장이다.


2. 대청소를 했다. 청소를 열기 위해선 반드시 창문을 열어야 하는데 오늘 두 가지 조건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1/코스트코가 쉬는 날이라 집 앞에 차들이 없음 2/미세먼지 수치 '좋음'. 의자와 침구를 식탁 위에 올려놓고, 매트리스도 세워놓고 바닥청소를 시작했다. 매일매일 쓸고 닦았는데도 대체 어디서 생성된 녀석들인지 먼지가 많다. 빗자루로 바닥을 쓸고 물걸레로 닦고 돌돌이 테이프를 굴려 남은 먼지까지 모두 제거!


말려놓고 보니 예뻐.


3. 어제 받은 부케를 손질해줄 시간이다. 부케 말리는 법을 검색해보고 실행에 옮긴다. 커튼을 설치하고 남은 고리들에 줄기를 꽂아주고, 옷걸이에 고리를 걸어 대롱대롱 달았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제일 커다란 꽃은 현관문에 걸었다. 이 집의 평안을 바라는 리스처럼. 집에 꽃이 생기니 생기가 돈다.


4. 양송이크림파스타를 만들었다. 집 근처에 대형 쇼핑몰은 많건만 슈퍼가 없다! 아주 큰 문제다 ㅠㅠ 편의점에서 장을 볼 수는 없는 노릇. 버스를 타고 장을 봐 왔다. 장만 봐오자 다짐했건만 생활용품도 두어 개 사고.. 오래간만에 만든 파스타는 성공적이다. 크림파스타를 만들 때 늘 신경을 쓰는 건 느끼하지 않게 하는 것. 다진 마늘을 넣어 야채를 볶고 청양고추도 썰어 넣었다. 매콤한 크림파스타, 정말 좋아. 집들이 음식을 사다 할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만들고 보니 생각보다 간단해서 그냥 파스타로 할까 고민 중이다.


5. 아침부터 설쳤더니 피곤하다. 낮잠을 자고 일어나 치킨에 생맥주를 마셨다. 좋다.


6. 월요일을 준비할 시간이다. 내일 입을 옷을 꺼내 정돈하고 속옷까지 꺼내 옷걸이에 걸어놨다. 입고 나가기만 하면 된다. 내일 점심 도시락은 삶은 양배추와 방울토마토다. 방울토마토는 꼭지를 떼어 씻고, 양배추는 정성껏 삶아 용기에 담았다.


7. 혼자살이 한 달. 정돈되고 고요한 일상이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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