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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원 Mar 16. 2020

코로나라는 불확실성의 세계에서

뉴 노멀(New Normal)이라는 단어가 요즘 입에 계속 맴돈다. 처음 몇 주 정도는 갸우뚱했다. 금세 사라질 이벤트일 줄로만 알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누군가 기침을 하면 우스갯소리로 '너 혹시?'라며 농담을 했다. 그런데 이게 몇 주가 되고, 한 달이 넘었다. 진짜로 사람이 죽고 있다. 이제 한두 다리만 건너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있다. 아침마다 마스크를 챙기고 손을 바득바득 씻고, 퇴근하면 곧장 집으로 돌아오는 게 일상이 되었다. 이제 기침하는 사람을 보며 농담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이것이 스쳐가는 사건이 아니라 일상이 되었으며, 누군가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런 생활양식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는 느낌이다.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예전과 비슷한 삶을 살 수도 있겠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을 것 같다.


태풍의 눈 속에 있다. 누군가는 실직하고, 누군가는 폐업하고, 누군가는 월급을 삭감당하고, 누군가는 약속되었던 입사가 취소되었다. 새벽 배송을 하던 어느 누군가는 이 사태로 과로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한국의 기준금리는 사상 최초로 0%대에 접어들었다. 주식시장에는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동시에 발동했다. 모든 것이 초유의 사태다. 이런 전염병 상황은 모두에게 처음이라 서툴고, 어색하고, 시행착오 투성이다.


불확실성의 시대다. 주식이 폭락하니 누군가는 지금이 매수점이라고 말한다. 금리가 0%에 접어들었으니 누군가는 지금이 부동산을 사야 할 시점이라고 한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지금 시점에서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이것이 불황의 시작일지, 잠시 지나가는 바람일지를 말이다.


누군가는 오버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이전과는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세계 말이다. 이제 우리는 쉽사리 미래를 기약하기 어려워졌다. 다음 주에 생일인 친구가 있지만 '그날 보자'가 아니라 '이번 주 돌아가는 상황 봐서 정하자'가 된다. 몇 달 뒤에 있을 행사가 정상적으로 열릴지 확신하기 어려워졌다. 이로써 깨닫게 된 사실이지만, 지금까지는 확실성의 세계에 살고 있었다. 계약서를 쓸 때마다 넣는 천재지변 조항은 형식적인 제스처일 뿐이었고, 대부분의 일상은 계획한 대로 흘러갔다. 불확실성의 세계에 발을 내딛고 나니 알게 된 것이다. 그동안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모든 일들이, 확실성이라는 단단한 뿌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사실을.


누군가는 이 기회를 딛고 성공할 것이고, 누군가의 삶은 송두리째 망가질 것이다. 가끔은 이 모든 것들이 비현실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만원 지하철에는 단 한 명도 빠짐없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누군가 마른기침을 해대면 차가운 시선이 내리 꽂힌다. 차를 타고 지나가면 길가에 보이는 약국마다 줄이 장사진이다. 미드 '체르노빌'의 한 장면 같기도 하고, 세계대전이 끝난 후 배급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던 사람들의 모습도 오버랩된다. 그런 게 그저 영화에서나 볼법한 일인 줄 알았는데 어느새 내 삶에 침투했다. 나는 이 기이한 시대에 어찌어찌 적응하며 살고 있다. 코로나가 창궐했던 2020년 겨울과 봄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도 강렬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제니의 첫번째 책이 나왔습니다! 

마케팅 부서 발령을 받았습니다. 5년간 기자로 일했기에 홍보 업무에는 자신이 있었고, 마케팅이라고 뭐 다를 게 있겠나 싶었습니다. 오만한 생각이었습니다. 누구나 마케팅을 말하지만. 진짜 체계적으로 잘 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며, 매우 전문적인 분야입니다. 5년차 마케터인 제가 감히 '전문가'라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여러분과 같은 위치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던 과정들을 책에 담아 보았습니다. 너무 기본적이라 주변에 물어보기도 부끄럽고, 인터넷에 검색해 보아도 속 시원히 해결되지 않았던 부분들을 최대한 모아서 작성했습니다.


https://bit.ly/topgimil_m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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