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관에서만 놀고있네.
내게는 본가가 있다. 브런치는 별관 같은 거고, 본가는 티스토리(dipsylee.com)에 있다.
티스토리는 2010년에 시작했다. 재미삼아 이것저것 쓰다 일을 시작하고 한동안 쉬었다. 하루종일 모니터앞에 앉아 글을 쓰니 퇴근하고는 글을 쓰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 첫직장을 퇴사하며 포트폴리오 정리를 해나갔다. 재미가 생겨 닷컴(.com) 도메인도 샀다. 2년째 사서 쓰고 있다. 아, 홈페이지 스킨도 디자이너에게 돈 주고 샀다. 그렇다고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 블로그로 비즈니스를 할 것도 아니고, 누가 입력해서 들어오는 것도 아닌데 그냥.. 온라인에 내 집을 갖고 싶어서? (오프라인에서 내 집을 가지려면 십수년은 걸릴 것 같으니까.)
지난해 가을부터는 브런치 별관에 입주하면서 본가에 소홀했다. 기사를 쓰면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는 용도로만 쓰고 있다. 아무래도 티스토리는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떨어지기도 하고, 카카오에서도 계륵같은 존재로 생각하는 것 같아서.. 그에 비하면 브런치는 상당히 밀어준다는 느낌이다. 첫번째 브런치북프로젝트부터 빅이슈와의 콜라보레이션, 두번째 브런치북프로젝트까지. 글쟁이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추진한다. 앞으로 더 커나갈 것 같은 느낌이다.
아무튼 다시 내 본가 얘기로 돌아가보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근무하면서 썼던 기사들을 아직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굵직한 기사들은 해놨고 덜굵직한 기사들은 쌓아만 놓고 정리를 못 하고 있다. 아무래도 블로그에 올리려면 다시 한번 읽어는 봐야 하고(인턴 때 쓴 기사는 읽다가 숨고 싶을 때가 많아서) 무엇보다 사진을 넣는 게 일이다. 단신들은 쳐내고 취재기사들만 남겨놨는데도 올려야 할 게 수백개는 된다.
백업을 해야할 필요는 분명히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이 기사들은 과거 언젠가(2년? 3년?) 공중에 출판되었으나 지금은 사라져버린 것들이다. 회사가 없어져버렸기 때문이다. 인터넷신문은 폐업을 하면 포트폴리오가 사라진다. 내가 한 모든 것들이 無의 세계로 넘어간다. 이게 맞는 표현인진 모르겠는데 하여간 그렇다. 그래서 내 블로그에나마 꼭 놓으려 한다. 이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일이다. 내가 한 일이 헛되지 않았고 나에게 무언가를 남겼다는 사실을, 되새기기 위한 일이랄까.
당위성은 알겠으나 너무너무 귀찮다. 알바를 구해서 누군가에게 일을 맡기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그야말로 단순노동이니까. 근데 뭐, 현실적으론 불가능한 얘기 같다. 언젠간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