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원재 Sep 25. 2018

판을 까는 사람

오랫동안 미루다 안경을 바꿨다

도수가 워낙 높아 한번 바꾸는데 적지 않은 비용이 들기에 쉽게 마음이 먹어지지 않았다

제작년 용역일을 준 회사가 부도나면서 떠안게되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기다려주고 믿어준 하청업체들에게 도의적 책임을 다하기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서 조금씩 정리해온 건들을 하나씩 마무리해가면서 이 또한 은혜임을 느낀다
물론 부도난 회사와는 아직도 소송중이고 꼭 받을 보장은 없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그저 내 일이었다

아직도 많은 부분이 정리 되지 않아 직원들보기에도 뭐하나 사고 하는 것들이 미안해서 최소한의 것들로 살다보니 익숙해져서 크게 불편한게 없었는데, 지금 안경을 한 5년을 쓰다보니 렌즈에 난 스크래치가 명확도를 떨어뜨리고 시력을 더 떨어뜨리는 듯해서 선택한 결론이다

다행히 시력이 더 나빠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확실히 잘 보인다 침침함에서 벗어난 것이 참 기쁨이다

이제 늘 그랬듯 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으로 살 것이다
그 최선이 어쩌면 누군가에게 부족하거나 못마땅 할 수 있겠지만, 그래서 내 매일의 기도가 그 불편이 최소가 되고, 내 정직함이 부끄러워지지 않는 것이다

맨 땅에 헤딩하며 배우고 실천하다보니 구멍이 많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그 구멍들을 나누고, 누군가 비슷한 일을 할때 조금은 더 효율적으로 일 할 수 있도록 공유하는 일들을 하고 싶다
내 실패가 부끄러울 수 있지만, 아마 도전하지 않았다면 그 모습이 더 부끄러웠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계속 영역을 넓히고 도전하는 모습에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많다
왜 집중하지 않냐는 이야기도 수없이 듣는다

나는 최소한 내 역할이 무언가를 이뤄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건강하게 시작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다양한 관점은 존중하고 늘 기억하고 있다
그렇게 걱정하고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많아 참 감사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기다림에 대하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