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룩주룩 참방참방_꼬마버스 타요
보슬보슬 비가 내리면 우비 입어요.
주룩주룩 비가 내리면 멋진 우산도 쓰죠.
특별하게 꾸며보는 비 내리는 날
모두모두 예쁘다고 칭찬하지요
안녕안녕 인사하며 길을 걸어요
밝고 예쁜 색처럼 즐거운 웃음들
주룩주룩 주룩주룩주룩 비가 내려요
참방참방 참방참방참방 비가 내려요
[주룩주룩참방참방_꼬마버스 타요]
둘째가 자궁 집에 찾아오면서 함께 찾아온 입덧에 맥을 못 추고 친정으로 피신을 갔던 때. 나는 드러누워 있고 첫아이는 주구장창 뽀로로와 함께했다. TV에서 계속 뽀로로 밴드가 노래를 불러주었고 세 살 꼬맹이는 음냐음냐 츄츄츄 따라 불렀다.
신비롭고 신기로운 사실은 지금도 그 때 그 뽀로로의 신명 나는 동요를 들으면 내 십이지장이 요동치며 울렁거린다는 것, 나의 똑똑한 뇌는 신통하고 방통하게도 노래와 입덧을 연결해버렸다.
또 하나의 연결은 '비'와 '주룩주룩 참방참방'.
네댓 살의 아인 수아는 비가 쏟아지면 이 노래와 함께 우비 장화를 장착하고선, 참방거리며 장난할 만한 물웅덩이를 찾아 총총 돌아다녔다. 차 안에서 비를 맞이할 때도 언제나 bgm이었던 이 곡은 주욱 비와 세트였으니 아마 그녀들이 장성하더라도 빗소리가 들려오는 날이면 신경전달물질이 이 멜로디를 전할지도.
아이들과 함께일 때의 플레이리스트와 혼자일 때의 그것이 적확히 다른 내가 비 오는 홀로일 때도 이 곡을 찾아 들었으니 이젠 그녀들의 엄마에게도 이 연결 공식이 성립 되었나 보다.
뽀로로 노래에서 울렁거림이 살아오지만 그 때의 기억이 어느덧 아련해진 지금, 타요 노래에서 네댓 살의 우비 장화 두 명의 참방거림이 살아오는 것은 퍽이나 반갑고 애틋하며 행복하다.
늦은 밤, 세차게 내리는 빗소리와 간헐적으로 들리는 번개소리에 귀가 뜨인 첫째 딸은 말하고야 만다.
'엄마 비 산책 가자.'
비는 대차게 쏟아지고 검검하며 바람 휑휑 불어 집 안에 가만히 있고픈 마음이 격정적으로 일어나지만, 엄마의 두 마음 중 착한 마음이 승리하여 결국 엄마는 우산을 집는다.
비 오는 날 산책을 좋아하는 딸.
우산 들고 웅덩이 팍팍 걷어차기 좋아하는 딸.
툭 투욱 겉 우산에 떨어지는 비의 소리를 좋아하는 딸.
그리고 이 길을 함께 걷는 엄마를 좋아하는 딸.
"아인아, 우리 주룩주룩 참방참방 들을까?"
"응!"
환한 대답.
같이 나가고 싶어도 혼자 헤드폰 끼고 산책하러 나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엄마를 옆에 두려 매번 욕심 내는 딸의 엄마 사랑이 사무치게 그리울 날이 분명 올 터이니.
그리움 가득의 그 날, 이 노래를 들으면 나 어떨지,
벌써 눈물이 떨어져 버린다.
사랑해.
우리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