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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음악치료사 이원지 Jul 05. 2023

 #주룩주룩 참방참방_꼬마버스 타요

_비오는날 감성의 완성은 주룩참방타요와 함께.  

둘째가 자궁집에 찾아오면서 함께 찾아온 입덧에 맥을 못추고 엄마집으로 피신을 갔던 때. 나는 드러누워 있고 첫아이는 주구장창 뽀로로와 함께했다. TV에서 계속 뽀로로밴드가 노래를 불러주었고 세살꼬맹이는 음냐음냐츄츄츄 따라불렀다.


거참 신기하지. 너무나 신비롭지. 지금도 그 때 그 뽀로로의 신명나는 동요를 들으면 내 십이지장이 울렁거린다. 똑똑한 나의 뇌는 노래와 입덧을 연결했나보아.



또하나의 연결이 있으니 '비'와 '주룩주룩 참방참방'.

어제 밤, 세차게 내리는 빗소리와 간헐적으로 들리는 번개소리에 귀가 뜨인 아인님 말씀하신다.

'엄마 산책가자.'

현재 시각 8시. 검검하고. 비는 대차게 쏟아지고. 바람 휑휑 불고. 무엇보다 나는 격정적으로 집안에 가만히 있고프나 엄마의 두 마음 중 착한 마음이 승리하여 우산 들고 나가드린다.

비오는날 산책을 좋아하는 딸.

우산 들고 웅덩이 팍팍 걷어차기 좋아하는 딸.

툭투욱 겉우산에 떨어지는 비의 소리를 좋아하는 딸.

그리고.. 이 길을 함께 걷는 어엄마를 좋아하는 딸.


마땅한 목적지도 없고 황량한데 어데 갈까 엄마의 말에 아파트 안 물놀이터 한번 보고오잔다.  

아, 물놀이터가 이렇게 생겼구나. 빗물로 깊은 웅덩이가 생긴 놀이터를 구경하고 돌아가는 길.



아인아, 우리 주룩주룩 참방참방 들을까? 비오는날은 이노래지.

응!

환한 대답.


보슬보슬 비가 내리면 우비 입어요.

주룩주룩 비가 내리면 멋진 우산도 쓰죠.

특별하게 꾸며보는 비 내리는날

모두모두 예쁘다고 칭찬하지요

안녕안녕 인사하며 길을 걸어요

밝고 예쁜 색처럼 즐거운 웃음들

주룩주룩 주룩주룩주룩 비가 내려요

참방참방 참방참방참방 비가 내려요

...


너댓살, 우비장화와 빗속 참방거림이 더 어울리는 나이에 아인수아는 이 노래와 함께 웅덩이에서 참방거렸더랬다.

차 안에서 비를 맞이할 때도 언제나 이 노래는 bgm이었고.

그렇게 주욱 7년 이상을 비와 타요가 셋트였으니(+그리고 주욱 셋트일 예정이니) 아마 그녀들이 장성하더라도 비가 들려오는 날이면 뇌가 반응할걸.  

아이들과 함께일 때의 플레이리스트와 혼자일 때의 그것이 적확히 다른 내가 비오는 홀로일 때도 찾아 들었으니 말 다했다.


뽀로로 노래에서 무시더시한 입덧이 살아오는것처럼

타요 노래에서 너댓살의 우비장화 두명의 참방거림이 살아오는것이 퍽이나 반가웁기 때문.



밤만 되면 밖엘 나가고픈 욕구가 충만해지는 10세.

그래, 엄마가 겨울추위엔 진정 밤산책이 어려우니

선선 시즌엔 안에 있고픈 욕구가 충만할지라도 초콤씩 착한 마음이 이기게 해볼게.


같이 나가고 싶어도 그녀 혼자 헤드폰 끼고 산책하러 나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엄마를 옆에 두려 매번 욕심내는 엄마사랑마음이 그리웁게 사무칠 날이 분명 올터이니.

사무치는 그날, 이 노래를 들으면 나 어떨지, 벌써 눈물이 떨어져버리네.


거리의 나무들도 들에 핀 꽃도

모두모두 비가 와서 기뻐하지요

참방참방 재미있게 길을 걸어요

알록달록 신나는 즐거운 마음들

주룩주룩 주룩주룩주룩 비가 내려요

참방참방 참방참방참방 비가 내려요.


사랑해.

아인아.

https://youtu.be/XNrvRKVXJ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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