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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지향적인 삶과 꿈 지향적인 삶

by 바람이머문자리

원래는 목표 지향적인 삶 vs 꿈 지향적인 삶이란 제목으로 글을 시작하려다가 수정했다. 성급하게 이분법적으로 세상을 나누는 과오를 피하려고 한 것이다. 이러한 과오를 피하려 한 것은 이 두 가지 형태의 삶 외에도 더 다양한 형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고, 두 가지 형태 중에 어떤 것이 더 좋거나 나쁘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나는 1980년대에 태어나고 자라는 동안 목표 지향적인 삶을 살아오는 데 익숙하다. 이 시절을 지나온 대다수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럴 것이다. 대학 입학, 취직 등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삶이었다.
특히 나는 대학교 입학 이후의 공허함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목표였던 대학교만 들어가면 뭐 대단한 것이 있는 줄 알았는데, 대학교도 초중고등학교와 같이 과정에 불과했다. 목적지인 줄 알고 대학교를 들어갔는데, 갑자기 목표가 사라진 채 길에 덩그러니 남겨진 느끼이어서 대입 이후 공허함에 빠져 적지 않게 당황했다.

그렇게 대학 1, 2학년을 별다른 목표 없이 놀았고, 결론적으론 시간을 흘려보냈다. 군대를 2년간 다녀오니 졸업이 2년 앞으로 다가왔고, 취직이라는 목표가 주어져서 다시 열심히 살아가는 원동력이 생겼었다.

다행히 졸업하고 바로 취직을 하게 되었는데, 취직한 회사도 내 삶의 과정일 뿐이었다. 기존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월급이 있을 뿐이었다. 회사에 들어가서 돈을 벌고 살다 보면 또 뭔가 하고 싶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마음으로 회사에 들어갔었던 것이다.


그리고 13년 반 동안은 회사에서 매년 주어지는 목표를 쫓아서 살았던 것 같다. 매년 주어지는 목표를 달성 못한 해가 더 많았지만, 매년 새로운 목표를 제시해 준 덕분에 뭔가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잘했던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겠다.



목표로부터 삶의 원동력을 찾아가며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에 공허함을 경험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후배들에게 되도록 꿈을 찾고, 꿈을 좇아 살아가라고 말해준다. 물론 동시에 꼭 꿈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니까 꿈이 있어야 한다는 강박에 빠지지 말라고도 충고한다. 목표 지향적인 삶도 잘못된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나도 아직 꿈을 찾지 못했을 뿐이고, 꿈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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