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3월도 끝자락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하루하루 지나가는 속도가 참 빨라서 봄이 온다는 사실도 아쉽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둥이들을 비롯해 새로운 학교에 들어간 1학년 학생들은 이제 적응을 조금은 해나가는 모습입니다. 부모님들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최근에 주위 아이들에게 재미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낮에 학교를 다녀오면 낮잠을 자는 경우가 꽤 많다고 말이죠. 낮잠은 보통 어른들이 주말에 피로를 회복하기 위해 활용하거나 영유아들이 보육시설에서나 등장할 법한 단어입니다.
이 단어가 중학생들에게 쓰이고 있다는 사실이 생소했습니다. 그렇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니 충분히 공감이 갔습니다. 초등학교 때보다 30~40분 이상 일찍 일어나는 데다가 수업시간은 길어져서 학교에서는 오래 있어야 합니다.
거기에다가 공부나 숙제 분량은 늘어나서 자는 시간도 많이 늦춰졌죠. 아무래도 피곤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니 시간이 있을 때 잠을 보충하는 낮잠을 잘 수 있다면 잘 된 일입니다.
이런 현상이 일부 학생에서 나타나는 모습은 아니라고 합니다. 교육부에서 측정하는 PAPS 결과도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는 점에서 가볍게 여길 문제는 아니라고 보입니다.
학생 건강체력평가, 일명 PAPS는 과거 '체력장'으로 불리던 학생 신체능력 검사를 대체해서 측정하고 평가하는 방식입니다. 2009년에 도입되어 초5부터 고3까지를 대상으로 매년 조사하고 있죠. 그 결과를 살펴보면 학생들의 평가등급이 나빠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학생들의 체력 부족은 운동 부족,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시간 증가, 미세먼지 등 환경적 요인 등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안타까운 사실은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이번에 학부모총회를 할 때 교육을 듣고 면담을 하기 위해 아이들이 앉는 의자에 한 시간 정도 앉아있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특별교육 마지막 순서 때 진행하시던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많이 지루하시고 힘드시죠? 우리 아이들이 이런 의자에 앉아서 하루 종일 공부를 합니다"라고 말이죠. 못해도 5시간 정도는 앉아있는 셈이니 그 말씀처럼 아이들도 힘들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저 또한 회사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들으러 가면 절반 정도는 집중하지 못하고 딴짓을 하거나 졸기도 하니까요.
그렇지만 계속 앉아있기만 하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노동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신 부모님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런 점에서 둥이들에게 "너는 다른 일 신경 쓰지 않고 공부만 하는데 뭐가 힘들어?"라는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도 다시금 깨달았죠. 어른이 어른 나름대로의 골치 아픈 일이 있듯 학생도 학생 나름대로의 고민과 애환이 있지 않겠냐는 마음도 더 생겼습니다.
아이들이 힘들어한다는 사실을 잘 알아주고 보듬어주며 한편으로는 충분히 쉴 시간도 확보해 줘야겠습니다. 지금 진도가 중요하다는 사실에만 매몰되어 아이의 몸과 마음이 피폐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다면 나중에 낭패를 본 뒤 돌이킬 수 없을 테니까요.
그런 점에서 아이 친구들이 낮잠을 잔다는 소식을 들으니 역시 체력관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배웁니다. 지금도 무리하게 하기 보다는 오후와 저녁 시간에 효율성과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도하려는 편입니다. 운동도 꾸준히 하고 11시 정도에는 잘 수 있도록 당분간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어차피 이 싸움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니까요.
한 줄 요약 : 눈앞에 있는 나무만 보려 하지 말고 숲도 볼 수 있는 부모가 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