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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Mar 29. 2024

술을 어른에게 제대로 배워야 하는 이유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얼마 전 밤 열 시가 넘은 시간에 좀 소란스러운 일이 있었습니다. 늦은 시간에 위 층에서 계속 무언가 탕탕거리는 소리가 10분 가까이 났기 때문이죠. 층간소음의 가해자로 억울하게 당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사실은 엘리베이터가 움직일 때 나는 소리였다는 사실을 밝혀졌지만 꽤 괴로웠던 기억이었습니다.


그래서 웬만하면 이런 문제를 생기면 일을 크게 만들지 않으려 했지만 이번에는 정도가 지나치다 싶었습니다. 경비실을 통해 전달을 하려는데 때마침 경비선생님께서 자리에 계시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조금 기다려보다가 무슨 일인가 싶어서 잠시 나가서 확인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윗 집 문이 활짝 열려있더군요. 그 댁 아내분도 현관에 서계신 상황이었습니다. 슬그머니 올라가서 말을 걸었습니다. 무슨 일 있으시냐고 말이죠. 알고 보니 남편이 취해서 집으로 온 뒤 온 집을 헤집고 다니며 주사를 부리고 있던 중이었다고 합니다. 민망하고 미안한 기색으로 말씀을 하시기에 더는 이야기하지는 않고 곧바로 내려왔죠.


누구라도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겠죠. 그냥 빨리 술에 취한 사람이 잠에 취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낮술이나 막걸리는 취하면 애비애미도 못 알아본다'는 시쳇말이 있듯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된 사람은 피하는 방법이 상책이지 상대하지 않는 편이 현명하니까요.




내려와서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술주정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저는 사실 알코올에 매우 약한 편입니다. 요즘 쓰는 신조어로 일명 알쓰(알코올 쓰레기)입니다. 부모님의 약한 주량을 잘 이어받았죠. 따로 주도(酒道)를 배우지도 않았지만 제게는 주사가 없습니다. 술 자체를 즐기지 않고 절제하는 편이었니까요. 굳이 평소보다 조금 더 많이 마신 날이면 일찍 자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25년 가까이 술자리 천태만상을 관찰해 보니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주사가 있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가장 무서운 점은 주사가 평소에 보여줬던 모습과 비슷하다면 크게 문제가 없겠지만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집에 간다든지 잠을 잔다면 그 정도는 양반인 셈이죠. 말과 행동에서 잠재되어 있던 폭력성이 드러나는 경우는 주위 사람들이 매우 괴로워집니다. 아마 위 층 아주머니께서도 감당하기 힘들 만큼 마음이 고단하지 않았겠나 싶습니다.




아마 저 정도로 몸을 가누지 못하고 상식적이지 않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다음 날에 자신이 했던 행동을 기억하기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이런 일들이 계속 누적이 되면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가 나빠진다는 점과 더불어 스스로의 뇌건강에 치명적이 있다는 점입니다.




글을 쓰다 보니 술을 왜 어른에게 제대로 배워야 한다는 이야기가 왜 나왔는지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됩니다. 다만 제대로 된 방식으로 배워야겠죠. 주위에 애주가 부모님께 직접 주도를 배운 지인이 계신데 그분도 취하시면 감당하기 힘든 주사를 보이시거든요.


경험상 확실히 대학교 때 음주습관은 많이 망가지는 듯합니다. 저 역시 가장 과음을 한 기억은 대학교 때였으니까요. 더더욱 성인이 되기 전에 어른의 올바른 음주지도가 필요할 수밖에 없겠죠.


이런 주제로 이야기를 할 때 언제나 제가 주장하는 바는 똑같습니다. 술에게는 죄가 없습니다. 이를 건강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인간들에게 잘못이 있을 뿐이죠.


이제 제 인생에서는 술로 제 평판을 망칠 가능성은 많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에게는 둥지를 떠나 독립하기 전에 제대로 교육을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술로 인한 실수로 인생이 꼬이는 경우를 많이 봐왔으니까요. 황당한 사건이기는 했지만 이번 일로도 한 가지를 크게 배워갑니다.


한 줄 요약 : 인생에서 '적당히'라는 말을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면서 산다면 크게 망신당할 일은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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