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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Jun 11. 2024

황금알을 낳는 성심당의 배를 가르면 뭐가 나올까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저는 고향이 진해인데 진해를 대표하는 상징을 언급하자면 일단 두 가지가 떠오릅니다. 바로 벚꽃축제인 군항제와 해군사관학교죠. 한때 진해콩이라는 특색 있는 간식거리도 있었지만 지금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듯합니다.


지역을 대표하는 명물이 있다는 점은 이미지를 드높이는 데다 방문을 하는데 충분히 고려 대상이 되니 큰 효자입니다.




그런 점에서 대전의 명물인 성심당이 뜻하지 않은 문제로 사람들의 입에 오른다는 사실은 안타깝기 짝이 없는 상황입니다. 얼마 전 대전역에 있는 성심당이 과다한 임대료로 인해 논란이 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사실 그동안 대전의 명물이라고 하면 카이스트 또는 엑스포공원으로 꼽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지역 빵집이 점점 유명해지더니 지역사회를 넘어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빵집이 되고 말았죠. 특정 기념일에는 줄을 서서 빵이나 케이크를 사려는 행렬이 너무 길어서 안전을 위해 경찰까지 출동한다니 그 유명세가 정말 놀라울 정도입니다.




대전 이외에는 분점을 내지 않는다는 원칙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대전에 갔을 때 다른 곳은 몰라도 성심당의 튀김소보루는 꼭 사와야 한다는 말까지 있었으니 지역의 이름을 알리는 데 기여를 했다고 해도 무방한 수준이죠.




게다가 유명한 지역빵집 정도로만 알았는데 연 매출을 비롯해 수익이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보다 낫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그 위상은 더욱 올라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작년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두 업체를 추월했죠. 평소 남은 빵들을 지역에 베풀면서 선행도 꾸준히 많이 하고 있는지라 성심당의 인기는 하늘 모르게 오르는 듯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코레일 역사에 입점해 있는 성심당이 매출 대비 임대료는 책정하는 정책으로 인해 한 달에 월세를 4억 원씩 내야 한다는 부분 때문에 논란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장관까지 현장에서 브리핑을 듣는 상황까지 연출되었죠. 


전후 사정을 살펴보니 대략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대전역에 처음 성심당이 입점했을 때는 성심당에서는 대전역에 지점을 낼 생각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대전시와 코레일이 협의해서 설득했고 고정 금액으로 임대료를 내기로 약속을 하고 들어오게 되었죠.


그러다가 이런 계약 내용이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라는 논란이 생겨서 운영업체는 기존 방침대로 하겠다고 합니다. 코레일유통은 월 임대료를 백화점처럼 매출액의 일정 비율로 임대료를 산정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었고 워낙 매출이 많은 매장이 그에 비례해 임대료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 셈이죠.


현재 코레일유통에서는 현재 성심당 대전역점이 입주해 있는 장소에 대한 입찰을 진행하고 있는데 네 번이나 유찰이 되었다고 합니다. 월 수수료는 유찰로 인해 4.41억 원에서 3.9억 원으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한 매장에 4억 원이나 받는 방식이 옳으냐는 말은 충분히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새로운 입찰을 하기 전까지는 월 임대료로 1억 원씩 내고 있었다는데 갑자기 4배를 내라고 하면 누가 그런 요구를 수용할 수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연예인 걱정이나 부자 걱정은 할 필요 없다는 말도 있지만 그동안 착한 빵집, 맛있는 빵집이라는 명성을 얻어온 성심당에 이런 논란이 생기는 점은 안타깝습니다. 5차 입찰에 1억 원을 써냈다고 알려져 있어 아직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고 알고 있는데 합리적인 선에서 결론이 도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일부 업체에게 특혜를 줄 수 없다는 입장은 이해하지만 냉정하게 1년 50억 임대료를 내라고 하면 나가거나 새로 짓는 편이 낫지 않나라는 개인적인 생각도 듭니다.


이미 자영업계의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데 굳이 이런 논란이 일어나는 상황도 좀 아쉽습니다. 대전의 명물이 되어 꼭 들러야 할 곳이 된 만큼 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가르게 될지 아니면 살려둘지 그 결과가 참 궁금해집니다.


한 줄 요약 :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면 뭐가 있는지 꼭 갈라봐야 아는 건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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