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지난주에 제가 도서관 투어를 한 적이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그때 소중한 경험을 또 한 가지 했습니다. 바로 검색하지 않고 뜻하지 않게 숨은 맛집을 찾아서였죠.
사실 저는 평소에 맛집을 찾아서 다니는 성격이 아닙니다.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르듯 제 성향은 기다려서 먹는 식당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었죠. 기다리는 시간을 견디지 못하는 유난스러운 성격이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많은 곳도 사람이 없을 만한 날짜에 사람이 없을 만한 시간대에 가는 방식을 좋아합니다.
때는 노원구 도서관에서 일을 마치고 나와서 성북구로 버스로 넘어가려는 순간이었습니다. 아침을 먹지 않고 부지런히 다녀서였는지 갑자기 허기진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냥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과자를 사거나 컵라면이나 하나 먹고 후딱 움직일까 하는 찰나 눈앞에 한 곳의 식당이 나타났습니다.
오전 10시 반이었는데 이른 시간에 가게 문이 열려 있었기에 호기심이 일었죠.
길을 건너서 가게 근처를 들여다보니 놀랍게도 식당 안에는 이른 시간임에도 다섯 명의 손님이 앉아서 음식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자석이라도 있는지 제 몸은 자연스럽게 식당 안으로 이끌려 갔죠. 들어가서 살펴보니 꽤 얼굴이 알려진 분들이 자주 들르는 맛집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사진들이 여기저기 붙어있었죠. 이 지역에서는 꽤 유명한 식당이라는 사실은 확실해 보였습니다.
연예인들이 자주 오고 방송에 나온 집이라고 해서 모두 맛있는 집이 아닌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기에 딱히 들뜨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메뉴는 인상 깊었습니다. 가짓수가 딱 다섯 개 밖에 되지 않는 데다가 값이 엄청나게 저렴해서였죠. 아시다시피 서울에서 파는 국수는 5~6천 원에 파는 경우가 정말 흔치 않아서입니다.
특히 회사 근처에 파는 칼국수가 1인분에 만 원짜리였기에 더욱 그렇게 느껴졌죠. 뭘 먹을까 잠시 고민을 하다가 비빔국수를 고르게 되었습니다.
이 식당에서 느낀 오늘의 가장 놀라웠던 순간은
tv에 나오고 유명 연예인의 맛집이라는 점도 아니었고
저렴한 값도 아니었습니다.
바로 제가 먹기에도 부담스러울 정도의 어마어마한 국수의 양이었습니다. 원래 제가 식당에 대한 글을 잘 쓰지도 않고 처음에는 쓸 생각이 없었는데 엄청난 국수의 양을 보니 입을 다물 수가 없었고 사진을 찍어놓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심호흡을 하면서 천천히, 맛있게 그리고 열심히 먹었습니다. 워낙 허기진 상태에서 먹었음에도 성인 남자가 겨우 다 먹을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굳이 다 먹지 않고 그냥 남겨도 되었겠지만 이런 푸짐하게 베푸는 인심을 남기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간 맵기는 했지만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요즘 워낙 외식비가 올라서 많은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는데 참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정도의 값으로 팔았을 때 수익이 별로 남지 않겠다는 부분은 충분히 알 수 있으니까요. 우연한 기회로 이런 행복한 경험을 하게 돼서 여러모로 참 기분 좋은 도서관 투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