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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Jul 18. 2024

아동학대를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저는 평소 아동학대와 관련된 뉴스를 보면 격분합니다. 특히 가장 튼튼한 지붕이 되어주어야 할 부모가 자신의 자녀에게 고통을 줘서 뉴스에 등장하는 경우는 입에 담기 힘든 잔인한 행위들이 수반되어서 더 그렇습니다.


그동안 4년 동안 세이브더칠드런을 후원하게 된 이유도 아이들을 지키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였습니다.




사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이런 범죄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일어난 여러 불행한 사건들이 모이면서 아동학대에 대한 처벌은 조금씩 강화되어 갔습니다. 물론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매우 솜방망이 수준이지만요.




한편으로는 기준에 모호한 부분들도 있어서 악용할 수 있는 여지도 있겠다 싶습니다. 아동학대 신고를 위한 체크리스트를 한 번 살펴봤습니다. 특히 4번(언어, 정서적 위협)이나 15번은 자의적으로 해석하면 얼마든지 과도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는 항목입니다.




사실 저 기준에서 보면 아동학대는 우리 주위에서 수도 없이 일어납니다. 학원가에서도 말이죠. 수험생들에게 웬만한 연예인 뺨치는 인기를 구가하는 일타강사들을 보면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뼈 때리는 말을 잘한다'라는 점이죠.


ㅇ 하루에 10시간 공부도 못하겠다고 하면 때려치워라.

ㅇ 그따위로 공부하면서 네 부모님한테 미안하지도 않냐?

ㅇ 그냥 너는 기술이나 배워라.

ㅇ 저렇게 나약한 애ㅇ끼들은 뭘 해 먹고살 수 있을지 몰라.

ㅇ 포기해. 어차피 너는 그 학교를 못 가.

ㅇ 이 세상에 너만 시험 보냐? 수험생은 벼슬이 아냐.




고등학생들에게 하는 말이라고 쳐도 좀 수위가 세다 싶어 저조차도 움찔하는 말들도 제법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분들은 웬만해서는 막말이나 학대로 신고되지 않습니다. 팩트 폭행이라는 말로 미화되죠. 그런 말에 되려 수강생들은 열광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에게는 강한 동기부여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들에게 돈을 주고 욕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셈이죠.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쉽게 꺾이지 않는 의지가 수반되어야 하는데 아시다시피 그렇지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스스로 개선해 나간다면 좋지만 그 또한 쉽지가 않습니다. 인간의 의지는 언제나 약하니까요.

문제는 그런 동기부여를 부모님이 해주려고 할 때는 극도로 싫어한다는 점입니다. 비슷한 말이고 옳은 말이라고 해도 부모가 하게 되면 잔소리처럼 들려서죠. 그렇기에 학생들은 자신의 실력과 의지를 북돋워줄 수 있는 전문가를 찾게 됩니다. 그렇게 기준에는 충족되나 신고를 하지 않는 아동학대가 오늘도 일어나고 있죠.




요즘 조사가 진행 중인 손웅정 감독 사건도 부모에게 지도 방식에 대한 사전 안내가 있었다는 점과 피해 학생이  제법 나이가 있는 중학교 3학년이었다는 부분을 보며 참 씁쓸한 마음이 듭니다. 법령상으로는 당연히 학대로 판단되리라 생각합니다. 현재 아카데미 학부모들과 다니다가 그만둔 학부모들의 증언이 엇갈리는 부분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죠.


하지만 이를 운동이라는 특수한 방식의 교육에서 의도를 가지고 한 상습적 학대로 봐야 하느냐는 부분은 논란이 될 수 있습니다. 폭력이나 폭언을 정당화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지만 평소에 쌓았던 애착이나 유대관계를 비롯해 전체적인 사건에 대한 맥락은 제외하고 아동학대에 대한 해석을 너무 넓게 하지 않았느냐는 느낌도 개인적으로는 듭니다. 게다가 유명세를 이용해 상대방에게 압력을 행사했다고 볼 수 있는 부분도 없고 잘못을 인정하고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손흥민을 그렇게 키워냈다고 해도 그런 방식 지도는 올바르지 않다고 충분히 말할 수는 있습니다. 아이는 부모가 함부로 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니까요. 그렇지만 박세리, 김연아, 박태환 등 다른 스포츠 스타들에게 혹독한 훈련이 없었다면 그런 영광이 있었겠냐고 묻는다면 누가 확실히 아니라고 답할 수 있을까요? 재능도 중요하지만 노력 또한 중요하니까요. 그런 과정에서 배려하는 말과 행동이 뒤따르지 못했다는 부분까지 학대로 해석한다면 좀 과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는 조금 더 이런 분야에서 생길 수 있는 상황에 대한 고민을 더 심도 있게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도 인간 사회에서 '스포츠'라는 상식적인 범위 내에서 생각하기 어려운 존재가 사라지지 않는 한 이런 사건들은 계속 발생할 테니까요.


한 줄 요약 : 아동학대는 반드시 사라져야 합니다. 다만 과도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점 또한 경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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