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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Apr 11. 2022

천 냥 빚과의 전쟁

얼마든지 갚을 수 있어요.

 최근 봄방학 때 아이들과 속담에 관련된 퀴즈를 함께 나눴습니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속담들이 있었습니다.


https://brunch.co.kr/@wonjue/128



바로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입니다. 아마 다들 들어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그 이외에도

'말 많은 집은 장맛도 쓰다.'

'웃으라고 한 말에 초상난다.'

'혀 아래 도끼 들었다.'

'화살은 쏘고 주워도 말은 하고 못 줍는다.'

'한번 한 말은 어디든지 날아간다.'

'가루는 칠수록 고와지고 말은 할수록 거칠어진다.'

'게으른 자도 혀만은 게으르지 않다.'처럼

말의 중요함에 대해 다룬 생소한 속담들도 많습니다.




 말에 대한 중요함을 다룬 속담은 이처럼 열 손가락에 모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사자성어까지 포함한다면 범위는 더 넓어지겠죠. 

 요즘들어 부쩍 아이들이 자라면서 조금씩 자신의 생각을 말을 통해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안타깝게도 아이들이 표현하는 의사의 대부분은 '싫어요', '이따 할게요', '이것만 하고요', '꼭 해야 돼요?' 등 부모가 원하는 답변들이 아닌 부정적인 의미들입니다.

 게다가 어른들이 습관적으로 하는 좋지 못한 표현들, 학교나 학원에서 또래 친구들을 통해서 배우는 말들을 통해 아이들의 말투도 조금씩 거칠어지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서 요즘 더더욱 아이들의 언어교육에 신경을 쓰려고 하죠. 아이들이 비속어나 은어를 쓸 때면 고민이 많습니다. 최근 우리 집의 최애 가수인 BTS가 서울 콘서트에서 '킹 받네(열 받네'라는 단어와 ''을 합친 신조어)'라는 표현을 쓰고 유재석이 <놀면 뭐하니>에서 '그 친구, 돌+I네'라는 말을 쓰는 것을 아이들과 함께 본 지라 더 기준을 잡기가 어려워진 점도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제 스스로도 쓰는 단어나 말투에 잘못이 없는지도 되돌아보곤 합니다.


※ 참고로 이 대목은 BTS나 유재석 씨를 비난하고자 쓴 말이 절대 아니니 혹여나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방송국의 문제도 크다고 봅니다. 그리고 제가 이분들은 진짜 많이 사.. 사.. 사.. 사라... 좋아합니다!!




 일단 한두 번 정도 사용하는 것은 허용하되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주의를 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추가로 한 가지를 더 연습시키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바로 칭찬하는 말이죠. 저희 가족은 다 함께 밥을 먹을 때 각자 학교나 직장에서 있었던 다양한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자주 나눕니다. 그때마다 '그러면 그 상황에 너라면 어떤 말을 하면 더 좋았을까?'라는 것을 시뮬레이션처럼 생각해보게 하는 것이죠.


 일단 초반에는 엄청나게 귀찮아합니다. 그걸 왜 자기들이 생각해야 하냐면서 말이죠.

 그런 비협조적인 반응이 오더라도 인내심을 발휘해서 아이들을 구슬려야 합니다. 일단 연습문제를 만들어서 보기까지 만들어 재미있는 퀴즈처럼 줘봅니다.



Q. 옆자리에 앉은 친구가 혼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상황이다. 내가 그 친구에게 지우개를 빌려야 되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하면 가장 잘 빌릴 수 있을까?

(1) 야, 나 지우개 좀 빌려줘.   

(2) 와, 너 그림 진짜 잘 그린다(칭찬). 참, 근데 너 지우개 좀 빌려줄 수 있어?

(3) 어, 지우개가 없네. 어디 갔지? (혼잣말을 한다)

(4) 지우개를 그냥 빌리지 않는다.



 뭐 이런 문제 같지도 않은 문제를 내냐고요?


 이런 간단한 문제를 냈을 때 과연 아이들은 어떤 답을 할까요? 어른들에게는 정말로 쉬운 문제입니다.

 

 하지만 의외로 많은 아이들이 이 문제를 고민할 겁니다. 남에게 부탁을 하는 것도 거절을 당하는 것도 두려워하기 때문이죠. 처음에 쌍둥이들은 빌리지 않는다를 선택했었습니다.


 문제는 학교에서 이런 사회성을 가르쳐주기란 쉽지가 않기에 가정교육으로 가르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런 이상한 짓(?)을 시도하게 된 것이죠.

 4학년 때는 아이들에게 학교 갈 때마다 미션을 주었습니다.

ㅇ 반 친구들을 한 번 이상 도와주기

ㅇ 반 친구들을 한 번 이상 칭찬하기


 

 다른 과제들은 귀찮기도 하고 바빠서 잘 검사하진 않았지만 이것들은 꽤 자주 체크를 해왔는데 요즘에는 그것마저 하지 못했네요. 습관을 만들어주는 것이 참 어렵다는 것을 느낍니다.

 특히 친구를 도와주는 것은 곧잘 하겠다는데 칭찬하는 것을 생각보다 많이 어려워하더군요. 집에서도 칭찬하는 방법을 잘 숙지해서 하고는 있습니다만 아이들에게는 아직 어려운 모양입니다. 어렸을 때 이런 습관을 만들어놓으면 아이들에게도 정말 좋을 것 같다는 확신은 있는 이것이 부모의 지나친 욕심인가 싶어 갈등이 될 때도 있네요.  


 

※ 칭찬하는 방법 10가지


  ㅇ 소유가 아닌 재능을 칭찬하라

  ㅇ 타고난  의지를 칭찬하라

  ㅇ 결과보다는 과정을 칭찬하라

  ㅇ 나중보다는 즉시 칭찬하라

  ㅇ 큰 것보다는 작은 것을 칭찬하라

  ㅇ 애매하게 말고 구체적으로 칭찬하라

  ㅇ 사적으로보다는 공개적으로 칭찬하라

  ㅇ 말로만 그치지말고 보상으로 칭찬하라

  ㅇ 남을 칭찬하면서 가끔 자신도 칭찬하라

  ㅇ 객관적으로보다는 주관적으로 칭찬하라


#칭찬 #말의중요성 #속담 #사자성어 #말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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