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가치들이 몇 가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각자 생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 저는 행복과 건강을 가장 우선으로 칩니다. 거기에 재미, 성공, 부(富)까지 더해지면 더할 나위가 없겠죠.
알고 보면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으면 연애,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한 의지가 생기기 어렵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불행한 사람은 미래에 대한 기대치도 없는 데다 심한 경우에는 스스로를 위태롭게 만들기도 하니까요.
부끄럽게도 대한민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 훨씬 불행하다고 알려졌는데요. 이는 통계로 나타난 극단적인 선택 비율로도 충분히 입증이 됩니다.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은 정말 나쁜 분야에서 세계 1등을 하고 있었습니다.
우울증 환자 또한 해가 지날수록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왜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도 언급이 될 만큼 우울한 나라가 되었을까요?
마크 맨슨이라는 작가가 얼마 전 14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자신의 채널에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를 여행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그는 <신경 끄기의 기술(2016)>’로도 우리나라에서 꽤 많이 알려진 작가이기도 했죠.
그의 주장에 따르면 한국은 자본주의와 유교 문화의 단점이 극대화된 나라라고 합니다. "물질주의로 돈에 집착하게 되는 바람에 자기표현과 개인주의가 사라졌으며 수치심과 타인에 대한 섣부른 판단도 극대화되었다"라면서 "이로 인해 가족이나 지역 사회와의 친밀감도 하락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사회적 압력과 경쟁, 잔인한 교육 시스템이 훌륭한 성과를 냈지만 반대로 동시에 심리적 절망까지 만들었다는 점도 지적했죠. 우울증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같은 정신 건강 문제를 공감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인격 실패로 판단한다는 점도 뼈아팠습니다. 매우 예리한 지적이었죠.
그의 주장과 더불어 사람들의 우울감을 높이는 환경은 더 존재합니다.
바로 온라인 매체를 통한 비교불행이죠. 출산과 육아에 대한 부분만 따로 살펴보면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슈퍼맨이 돌아왔다>나 <아빠, 어디가>가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은 아빠의 육아 참여를 위한 긍정적인 효과도 분명히 있었지만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프로그램 상에서는 시간적인 여유와 경제적인 능력이 없다면 할 수 없는 다양한 프로그램이나 활동들이 등장합니다. 값비싼 물건들도 제법 등장하죠.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이 정도까지 해주지 못하면 부족한 부모처럼 느끼게 할 수 있습니다. 저렇게 키우지 못할 바에는 아이를 낳지 말자는 생각까지 이르게 되는 것도 일견 이해가 갑니다.
요즘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해악은 바로 SNS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나는 왜 저런 좋은 여행지를 못 가고
나는 왜 저런 좋은 음식을 못 먹으며
나는 왜 저런 좋은 물건을 못 가지며
나는 왜 저런 연인(배우자)을 못 가졌으며
나는 왜 저런 멋진 외모를 가지지 못했을까
남의 SNS를 훔쳐보면서 좋은 영향을 받으면 좋겠지만 결국 가장 강력하게 남는 감정은 이런 비교불행 밖에 없습니다. 정상적인 인간을 가장 빠르게 망가뜨리는 확실한 방법인 셈이죠. 특히 10대에서 30대까지의 젊은 여성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우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 피츠버그 의과대학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SNS 사용시간 상위 25% 유저는 우울증 위험이 2.7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문제는 해결되기는커녕 지속적으로 누적되고 있죠.
이 밖에도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인 문제에 대한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는 분위기도 문제입니다. 마음의 병은 스스로의 노력만으로도 해결할 수 있다고 가볍게 여기는 데다 '정신과 진료'라는 말만 나오면 마치 커다란 문제가 있는 사람 취급을 하니까요. 이렇게 되면 눈치가 보이고 색안경이 두려워 사회구성원들이 제대로 된 정신적, 심리적 치유를 시도하기도 어렵게 됩니다. 더욱 마음이 병들 수밖에 없죠.
치료를 받으러 잘 가지도 않는 데다 진료를 할 수 있는 정신과 전문의도 턱없이 부족하니 우울한 나라의 오명은 쉽게 사라지기 어려울 듯합니다. 현재 기준이라면 대한민국은 인구 12,500명 당 정신과 전문의가 1명뿐이라는 이야기니까요.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가정을 이루고 부모가 되겠다고 결심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마음이 건강한 사회가 되어야 낮은 출생률도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겠죠. 고민을 많이 해봤지만이 부분은 복합적인 부분이라 해결책을 쉽게 말하기가 어려워서답답합니다. 말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으니까요.
다만 이런 문제들이 저출생을 심화시키는 이유 중 하나라는 사실 정도는 공감해 주십사 하는 마음에서 이런 글을 써봅니다. 단순히 젊은 세대들을 비판하는 태도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니까요. 우리는 과연 이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한 줄 요약 : 인생에서 추구해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는 행복과 건강인데 그걸 잊고 사는 사람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