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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Sep 19. 2024

자전거 사고는 언제나 그랬듯 위험하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며칠 전 아침 퇴근길이었습니다. 지하철에서 내리니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하더군요. 저는 한 손에 우산을 든 채 자전거를 타고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조심하며 집으로 향하던 중이었습니다. 아직 한 손으로 자전거 조작은 크게 어렵지 않지만 비가 오는 날은 노면이 미끄러울 수 있으니 더 조심해야 합니다.


2~3분 정도 가다 보니 50미터 정도 앞에 할아버지 한 분이 저처럼 우산을 들고 자전거를 타면서 이동 중이시더군요. 동체가 뒤에서 봐도 좌우로 많이 움직이고 있었기에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었죠.


때마침 맞은편에서 차가 한 대 다가오던 중이었습니다. 이 길은 보도와 차도 구분이 없는 길입니다. 서로 조심해서 피해 가면 되는 상황이었는데 그때 일이 터지고야 말았습니다.


할아버지께서 바로 자동차 바로 옆에 철퍼덕 넘어지신 거죠. 미끄러지신 게 아니라 한 손으로 핸들을 움직이다가 균형을 순간적으로 잃으셔서였습니다. 자동차는 급하게 길에 섰으며 한쪽 바퀴가 자동차 바퀴 사이로 들어가면서 넘어지신 뒤의 상황만 봤다면 현장은 꽤 위험해 보였습니다.




운전을 하던 여사님은 연신 제가 그런 게 아니라는 말만 하셨고 뒤에서 쫓아가던 저는 저도 봤다고 말씀을 해드렸습니다. 다친 할아버지는 다행히 스스로 일어나실 수 있었습니다. 제가 병원에 가보시지 않으셔도 괜찮겠냐고 여쭤봤지만 됐다고만 말씀하시더라고요.


자동차가 떠나고 할아버지께서 다시 자전거를 탈 수 있으신지 지켜본 뒤에 저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연세가 일흔은 돼 보이셨던 어르신이라 후유증이 있으실까 봐 아직도 신경이 쓰이기는 합니다.




자전거 사고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고 교통사고 전문 프로그램에서도 접해봤기에 인식은 있었지만 직접 눈앞에서 보게 되니 당황스럽고 놀라웠습니다.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그동안 전동 킥보드와 같은 전동형 이동 장치에 대한 뉴스가 계속 나오기에 사실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자전거도 충분히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죠.




물론 몇몇 통계만 보면 최근 몇 년 동안 자전거 교통사고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듯해 보입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현실은 그렇지 않음을 깨닫기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바로 개인형 이동 장치(PM) 통계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전동 킥보드와 같은 장비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이 통계에서 빠지기 때문이죠.




자전거를 타던 사람 중에서 전동형 이동 장치로 갈아탄 사람들을 빼면 단순히 사고 건수가 감소했다는 통계를 긍정적으로 볼 수는 없겠죠. 유의미한 결과로 보이기 위해서는 이용건수 대비 사고 건수에 대한 통계가 필요한데 그 부분은 제가 찾지를 못하겠더군요. 그럼에도 자전거로 인한 사망자 수는 최근 5년간 평균 180명이 넘습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자전거 안전운전 수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ㅇ 안전모 및 보호장비 착용

ㅇ 운행 전 ABC(Air, Break, Chain) 점검

ㅇ 횡단보도에서 자전거 끌고 건너기

ㅇ 야간 운행 시 라이트 켜기

ㅇ 음주, 과속운전 금지

등이 있지만 저부터도 현실적으로 잘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굳이 가장 중요한 한 가지만 꼽으라면 자동차 운전처럼 방어운전을 최우선으로 하라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교차로나 꺾어지는 길과 같은 사각지대나 차가 많이 다니는 길에서만이라도 주위를 더 꼼꼼하게 살피고 무리하게 달리는 습관만 없앤다면 사고는 훨씬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쉼 없이 주위를 두리번 두리번 거리는 미어캣처럼 말이죠. 물론 거기에 안전 수칙도 지킬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죠.


한 줄 요약 : 자신의 몸은 자신이 지켜야 한다. 그 사실을 잊은 뒤 문제가 생기고 나서야 후회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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