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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Oct 05. 2024

기획 전시 <유한의 에너지, 해답을 찾다>를 보고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제가 근무하는 곳과 한전아트센터가 가까워서 관심이 있는 전시가 생기면 방문을 하고는 합니다. 점심을 먹으러 가다가 새로운 전시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낮 근무를 마친 뒤 잠시 들러서 관람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가 에너지 관련 기업이다 보니 에너지가 유한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은 있습니다. 화석연료가 언젠가는 고갈될 테니 새로운 대체 에너지원에 대한 개발도 중요한 사업이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이런 산업과 관련된 듯한 주제가 예술과 접목이 되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했습니다. 전시는 두 개의 카테고리로 나눠져 있었습니다. '유한성' 그리고 '미니멀리즘'을 주제로 작품들이 전시실에 배치되어 있는 방식이었죠.




처음으로 본 작품은 <복원력>이라는 제목이었는데요. 폐비닐과 나뭇가지, 전등을 이용한 작품이었습니다. 우리가 가졌던 생명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되돌아보자고 하는 작가의 의도가 녹아있었죠. 나뭇가지로만 표현해 낸 <어떤 묘사>라는 작품도 인상적이었는데요. 전기 장치를 연결해서 소리도 나게 하고 움직이게도 해서 아이디어가 돋보였습니다.




이 작품은 가상의 세계에 존재하는 이모티콘(이모지)을 물리적으로 표현해 놓아서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가상의 이모지와는 달리 세상에 단 하나뿐인 이모지를 나타냄으로써 더 가치 있고 소중한 존재로 만든 작품인 셈이죠.


어떤 재질의 재료를 썼는지 궁금해서 자료를 찾아봤더니 아크릴 레진, 폴리스티렌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스티로폼이 들어갔다는 사실에 조금 놀라기는 했습니다.




<존재의 부재>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여러 방향으로 향해 있는 실 스티치가 연결되어 있는 듯해 보이지만 모두 끊어져 있다는 반전을 제공합니다. 설명에 의하면 작품 뒷면에는 이런 연출을 위해 무수한 매듭이 되어있다고 밝히고 있더군요.


작가는 '내가 보는 것이 과연 대상의 실체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기 위한 도구로 이런 방식을 이용했다고 보면 될 듯하더군요. 




종이를 여러 겹으로 층을 만드는 역 콜라주 작업을 한 작품도 있었습니다. 콜라주란 시각 예술에서 주로 쓰이는 방식인데 질(質)이 다른 여러 가지 비닐, 나뭇조각, 헝겊, 종이, 상표, 타일 등을 붙여서 화면을 구성하는 기법이라고 합니다. 


미니멀리즘을 표현했고 불필요한 부분을 비워내겠다는 작가의 의지를 표현했다고 하는군요. 미니멀리즘이라는 삶의 방식이 유행하고 있어서 인상적으로 느껴졌습니다. 회화 작품의 가운데가 이렇게 비어있는 경우는 쉽게 찾기 힘들었으니까요.




일반적인 회화와는 달리 해석의 여지가 많은 추상적인 작품이 많았던 전시여서 어려웠습니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해설이 없었다면 이해를 거의 하지 못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실 '유한의 에너지'라는 작품의 주제와 연결해서 생각하기도 어렵기는 했습니다. 아직 제 내공이 부족해서겠죠? 


모든 예술이 마찬가지겠지만 추상적인 미술은 더욱 조예가 확실히 깊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경험이었죠. 관람을 마치면서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예술의 세계는 깊고 넓다"라고 말이죠.


한 줄 요약 : 잘 모르면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게 더 창피한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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