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지난 토요일에는 아이들이 제법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바로 구청에서 진행하는 서울대 탐방 프로그램에 참여해서였죠.
저도 중학생 시절 지방에 살면서 어머니의 주도로 남동생과 함께 서울에 온 뒤 서울대 구경을 하고 하룻밤을 묵고 돌아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도 지금 아이들 나이였을 때였는데 유감스럽게도 딱히 기억에 남는 내용은 없었습니다. 아직 대학에 대한 목표나 계획을 세우지 않았을 때여서겠죠.
그래도 시골 사람이 서울대를 구경하러 가본 적이 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한 의의가 있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30년 뒤에 둥이들도 저처럼 서울대 구경을 하러 가게 되었습니다. 부모가 데리고 가는 방식이 아닌 인솔자를 통해서 정식 프로그램으로 참여입니다. 이 과정까지도 쉽지는 않았습니다. 일단 신청부터 꽤 어려웠죠. 구청의 공지에서는 10월 18일 견학은 총 세 개의 학교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였죠.
사실 세 학교 중에서 굳이 꼽으라면 좀 더 자주 언급되는 학교를 구경하고 오면 좋겠다 싶어서 서울대를 신청하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디 한 개당 한 명의 학생만 신청할 수 있다는 규정 때문에 신청 직전에 큰 낭패를 볼 뻔했습니다. 신청하기 10분 전, 그 사실을 깨달았고 아내에게 연락해서 부랴부랴 회원가입을 했습니다. 9시 정각이 되자마자 노트북을 두 개 켜놓은 채 신청서를 급히 작성했습니다.
서울대는 3분 만에 40명 마감되었고 연세대는 약 5분, 한양대는 약 10분 정도 만에 끝이 나더군요.
확인 문자가 온 뒤에야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줬습니다. 먼저 물어보면 대부분은 바쁘다, 귀찮다며 가기 싫다고 할 수 있으니까요. 저희 집은 일단은 신청부터 합니다. 취소하기는 쉬우니까요. 그야말로 '선조치 후보고'입니다.
아이들도 호기심을 가지고 있길래 이야기는 잘 되었습니다.
견학하는 날이 되어 아이들은 구청에서 집결해 버스를 타고 서울대학교로 향했습니다. 설명을 들어보니 견학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학교마다 총 40명이었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뒤 교육업체에서 연결해 준 해당 학교 대학생과 1:5로 한 조가 되어 움직이는 방식이었습니다. 학교 견학도 하고 여러 이야기도 나눴다고 합니다. 과목별 공부 방법과 진로 설계, 진학 방법에 대한 조언이라고 하는데 아이들도 누나에게 질문을 꽤 많이 했다고 하더군요. 장족의 발전입니다.
들어가서는 서울대의 호수인 자하연부터 구경했다고 합니다. 그리 크지는 않아 아담한 곳이었다고 합니다. 날씨가 흐렸지만 다행히 비가 오지는 않아서 밖에서 여유롭게 걸으면서 구경할 수 있었던 모양입니다. 다른 사진들도 봤는데 연못 말고 다른 곳들은 다 넓어 보였습니다.
아이들의 말에 의하면 강의실은 한 곳만 구경했다고 합니다. 강의실은 다 비슷비슷하니까요. 나머지는 바깥에서 건물 위주로 구경을 했는데 외관만 보면 정말 낡아서 오래된 느낌이 많이 났다고 합니다. 날씨가 우중충해서 그런지 사진으로는 저도 그래 보였습니다.
최근에 600억 원을 들여 새로 지은 관정도서관은 대단해 보였습니다.
기회가 되면 도서관도 들어가 봤으면 좋았겠지만 그곳은 따로 허락을 받지 못했는지 밖에서만 구경했다고 합니다. 얼마나 형들이나 누나가 열심히 공부하는지 잠깐이라도 봤으면 좋았겠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고 하더군요.
대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공간 중 하나인 학생회관에도 가봤다고 합니다. 거기에서 가장 눈에 띈 공간은 학교 점퍼를 파는 곳이었죠. 함께 온 학생들 중에는 그 잠바를 산 친구도 있었다고 하던데 아이들은 큰 관심이 없어 보였습니다.
이곳에는 교보문고도 입점해 있었습니다. 대형서점이 들어올 정도니 내심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효자 아들이 또 이 서점에 아빠 책도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는지 검색도 해보고 그 증거도 사진으로 남겼다고 하니 기특할 따름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견학도 시켜주고 밥도 챙겨 줬습니다. 부모가 느끼기에는 진짜 좋은 프로그램이죠. 학교 식당에서 돈가스를 줘서 잘 먹었다고 합니다. 충분히 먹을 만했고 사실 학생식당은 대학생들에게는 맛보다는 가성비죠.
잘 마무리를 하고 돌아온 뒤 아이들을 통해서 후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두 녀석 모두 멘토 누나한테 공부와 진로에 대한 질문도 많이 했다고 하더군요. 그 점을 매우 칭찬해 줬습니다. 부모가 옳은 이야기를 아무리 많이 해도 계속 들으면 잔소리처럼 느껴집니다. 이렇게 대학교에서 대학생 형, 누나들과 함께 신선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동기부여에도 도움이 될 듯해서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둥이들도 좋았다고 하고요.
받아온 팸플릿의 문제도 제법 꼼꼼하게 풀어온 걸 보니 재미도 있었던 모양입니다. 이런 기회가 혹시 생긴다면 꼭 한 번 가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듣는 것과 보는 것은 언제나 다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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