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말이 있습니다. 군주와 스승과 아버지는 하나라는 뜻으로, 스승을 임금이나 아버지와 같은 위치로 여기던 우리의 전통적 가치관입니다. 스승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제자의 인생에 방향을 제시하고 올바른 길로 이끄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며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되었지만, 스승이라는 존재가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는 점은 변하지 않습니다.
슬프게도 최근 학교 현장에서 교권이 심각하게 추락하고 있다는 소식을 자주 접합니다.
그런데 전통적으로 사제 관계가 더욱 엄격했던 스포츠의 세계에서조차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2025년 8월, 신태용 감독이 부진에 빠진 울산 HD의 '소방수'로 부임한 뒤, 부임 65일 만인 10월 9일 전격 경질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신태용 감독의 인터뷰에 따르면 발단은 10월 1일, 감독의 "대대적인 물갈이로 AFC 8강, 4강 도전에 나서고 싶다"라는 발언이었습니다. 이 말을 전해 들은 고참 선수들이 선수단 회의를 소집해 "우리를 물갈이한다고 한다. 감독이랑 같이 못 갈 것 같은 애들 손들어"라고 한 뒤, 감독을 건너뛰고 구단 대표이사에게 직접 "신 감독과는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다"라고 전달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구단은 곧바로 감독 경질을 결정하고 말았습니다.
더불어 원정 버스에 골프가방이 실린 사진이 유출되며 논란이 일자, 신 감독은 "집에 보내려고 실은 것을 어떤 선수가 사진을 찍어 제보했다"라며 "원정 때마다 골프를 쳤다면 평생 감독을 맡지 않겠다"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리고 10월 18일, 더욱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청용 선수가 광주FC전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 쐐기골을 넣은 후 골프 스윙 세리모니를 펼친 것입니다. 관중석으로 달려가 골프 스윙을 하고 먼 곳을 바라보는 동작을 보였고, 경기 후에도 축구공을 들고 다시 한번 스윙 동작을 반복하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올 시즌 페널티킥을 한 번도 차지 않았던 이청용이 직접 키커를 자처했다는 점에서 의도성이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퇴진한 신태용 감독에 대한 저격으로 충분히 보일 수 있는 행동이었죠. 경기 후 그는 주장단과 함께 인터뷰를 하며 "누가 더 진솔한지는 나중에 알게 될 것이다"라고 진실은 뒤로 한 채 아리송한 말만 남겼습니다.
설령 감독에게 문제가 있었다 해도, 이미 팀을 떠난 사람입니다. 그런 가운데 대중 앞에서 스승을 조롱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기에 이 행동은 많은 팬들에게 강한 비판을 받고 있는 중입니다. 특히 스포츠계는 그동안 사제 관계가 엄격하게 유지되어 온 영역입니다. 물론 과거의 잘못된 권위주의는 개선되어야 하지만, 최소한의 예의와 존중마저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는 현 세태를 보여줬기에 이 사건은 더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감독은 단순히 전술을 지시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선수의 기량을 끌어올리고 팀을 하나로 만들며, 때로는 인생의 조언자 역할까지 하는 존재입니다. 더 이상 권력도 없고 영향력도 없는 전임 감독을 공개적으로 조롱하는 것은 인격 모독에 가깝습니다.
이런 사건을 볼 때마다 절감하게 되는 것이 바로 인성교육의 중요성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가져도 인성이 부족하면 진정한 존경을 받을 수 없습니다. 특히 프로 선수들은 공인으로서 책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린 축구 팬들에게도 이청용의 세리머니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사제관계에서도 건강한 비판과 소통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존중의 테두리 안에서, 올바른 절차를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교권 추락과 사제 관계 붕괴는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입니다. 전후 사정이 어찌 되었든 이미 떠난 감독을 공개적으로 조롱하는 행위는 정당화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이것은 조직의 기강을 무너뜨리고, 후배들에게 잘못된 선례를 남기며, 스포츠 정신을 훼손하는 행위가 될 테니까요.
리그 3연패를 달성했던 울산 HD가 불과 1년 만에 강등 위기에 몰린 것은 단순히 기량이나 부상의 문제만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조직의 기강이 무너지고 존중이 사라졌을 때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를 보여주는 뼈아픈 사례인 셈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스포츠계가, 그리고 우리 사회가 '존중'의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실력과 지식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사람됨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 상대를 존중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교육의 출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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