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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Apr 18. 2022

잔소리와의 전쟁(3탄)

마지막회 입니다.


2탄에서 이어집니다.

https://brunch.co.kr/@wonjue/206



 드디어 길고도 길었던 잔소리 없는 날이 대단원에 막을 내렸습니다. 억겁의 시간까지는 아니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습니다.



 게다가 한 녀석이 숙제를 안 했다며 어젯밤 10시 반에 책을 펴고 앉았기에 한차례 위기가 있었죠. 다행히 지막 위기를 잘 넘어갔습니다.


  월요일 아침은 어땠을까요? 모두가 어나기 싫은 월요일이지만 각보다 차분한 아침을 맞았습니다. 다만 아이들은 다시 아빠의 잔소리가 시작돼야 하는데 왜 하지 않는지를 궁금해하네요.

 제 입장에서는 하루 만에 아빠라는 사람이 기다렸다는 듯이 잔소리를 속사포처럼 쏟아낸다면 그것도 참으로 모양 빠지는 일이겠다 싶어서 말을 아낀 것이었죠.



그러고서는 제게 묻습니다

"아빠, 다음 잔소리 없는 날은 언제예요?"

저는 무미건조하게 이야기합니다


"당연히 내년에 해야지!"

내 마음엔 이미 잔소리 없는 날은 처음이자 마지막!

 

 제 말에 아이들이 진심으로 당황하는 모습이 재밌습니다. 어제 고생했는데 이런 재미라도 있어야죠. 일단 어른들은 잔소리 없는 날을 한 달에서 두 달에 한 번 정도로 절충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대신 어른 쪽에서도 제시하려는 조건들 있습니다.  아이들이 이를 수용할 수 있어야겠지요.  오늘 저녁에 아이들과 기간과 조건을 걸고 협상 테이블에서 치열한 토론을 해보려 합니다.



 

이제 잔소리 없는 날을 결산해보겠습니다.


장점 :

1. 부모의 평소 언행에 대해 반성해 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

2. 아이들이 평소 뭘 제일 하고 싶었는지 알 수 있다.

3. 심호흡으로 심폐능력을 단련할 수 있다.

4. 부부끼리 얼굴을 보며 자주 실없게 웃을 수 있다.

5. 아이에게 중독자가 될 기질이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6. 남들에게 당당하게 자랑도 할 수 있다.

7. 템플스테이의 묵언수행을 연습해볼 수 있다.

8. 내가 정신이상자인지 아닌지 확인해 볼 수 있다.



단점 :

1. 아마 대부분의 남자아이는 게임 할 것이다.

2. 내가 낳은 자식이 맞는지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3. 양치질이나 샤워 등 위생관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4. 아이가 이때다 하며 막 살 수도 있다.


잔소리 없는 날을 추천할 대상 :

제가 쓴 1, 2, 3탄의 글을 읽고 제 입장에 빙의되어 같이 속이 터지셨던 부모님, 잔소리를 하느라 목이 아픈 적이 있는 분, <잔소리 없는 날> 책을 아이들에게 읽힐 자신이 없는 분.


굳이 추천하지 않는 대상 : 글 속에서 아이의 입장이 되어 안타까운 마음이 드셨던 분들


#잔소리없는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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