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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Apr 23. 2022

만화와의 전쟁

이건 읽는 것도 안 읽는 것도 아니여!!


 저는 유튜브를 즐겨보진 않습니다. 대신 여가시간이 있으면 웹툰을 열심히 봅니다. 그러다 보니 만화라는 콘텐츠에 대해서는 상당히 관대한 편입니다.




  어린 시절 만화 한국사, 세계사 그리고 만화 삼국지를 통해서 읽기 능력을 키워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덕에 과목 중에 역사를 좋아하게 되었고 삼국지는 스토리나 등장인물에 대해 90% 이상 기억하고 있으니 만화를 통해 도움을 많이 얻었다고도 볼 수 있죠.


 물론 그런 만화 이외에도 슬램덩크, 드래곤볼, 열혈강호 등등 수많은 자극적인 오락만화가 제 인생의 한 페이지를 당당히 장식한 것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드래곤볼
슬램덩크


 요즘도 만화는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입니다. 지나친 유튜브 시청, 온라인게임들이 주는 폐해가 적지 않다 보니 만화는 오히려 "그래, 차라리 그게 낫다"가 된 셈이죠.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아이들이 보는 만화는 앞에 특이한 수식어가 붙습니다. 바로 '학습'이죠. 그래서 이런 책들은 공부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서점에서 제일 잘 팔리는 분야 : 학습만화


  도서관에 책이 너무 낡았다고 한 번 언급한 이후로

https://brunch.co.kr/@wonjue/190


 오늘 다시 도서관을 찾았습니다. 이번에는 아이들과 함께 왔습니다. 아이들이 빌리려는 책들을 직접 찾게 하고 한 권 정도씩은 읽고 오는 미션을 주기 위해서죠. 

꼭 이러고 읽어야 하는 거니?


 주말이라 그런지 가족단위의 방문객들이 많았죠. 아이들이 삼삼오오 책상에 앉아서 책 읽는 모습을 보니 내 자식이 아님에도 몹시 뿌듯합니다.

 호기심이 생겨서 뭘 하는지 앉아서 뭘 들여다보고 있는 30여 명 정도를 꼼꼼히 관찰해봤습니다.

아이들 25명 중에 23명은 학습만화를 읽고 있습니다. 나머지 두 명은 뭘 하고 있었을까요?


 바로 영어 숙제를 하고 있네요. 아이들에게 있어 숙제와의 전쟁은 주말에도 어디서든 계속됩니다..

양쪽의 아이들은 모두 학습 만화네요..ㅜㅜ(설정, 강요 아님)


 그러면 나머지 다섯 명은 누구일까요? 아이들과 도서관을 함께 오는 다정하고 가정적인 아빠들입니다. 자세히 살펴보니까 한 분은 책을 읽고 계 네 분은 열심히 게임을 하고 계시네요.


 같이 온 아이 엄마(아내로 보이는 분)가 말을 걸어도 휴대폰으로 열심히 얼굴을 묻은 채 게임을 하며 답을 하는 열정적인 멀티태스킹 모습을 보니 등짝스매싱 일보직전의 상황 그려집니다.

맞지 않고 정신을 차리면 참 좋은데 말이죠..


 사실 도서관에서의 학습만화 독서 퍼레이드는 비단 한 도서관에서만 있는 일은 아닙니다. 부모들도 저것도 독서라는 생각을 하시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학습만화는 시다시피 문해력을 키우기에 적절치 않기에 진짜 독서로 보기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너무 깊이 빠지지 않게 경계하라는 전문가들의 조언들이 많습니다.

 저희 집 역시 역사학습만화를 비롯해 꽤 많은 학습만화들이 있습니다. 쉬는 시간에 얼마든지 보게 하고 독서를 한 시간으로 쳐주지는 않습니다.

 


 아이들이 만화책을 읽으면서 조금씩 다른 좋은 책들로 관심이 옮아가길 바람니다.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것이 뭐든 제일 좋긴 합니다.

 그렇지만 예전 제 시절에 비해 너무 종류와 양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상황이어서 자율적으로 아이가 관심을 바꿀 수 있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부모가 조금은 개입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 들기는 하네요.



※  여담입니다만 상태가 나쁜 책들에 대해 도서관에 직접 여쭤보았습니다. 올해 책 구매 예산이 많이 책정되어서  5월부터 어린이 도서관 책이 많이 교체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역시 궁금할 땐 물어보면 다 답이 있네요. 지난번에 조언을 해주신 작가님들 감사드립니다.


#도서관 #주말 #만화 #학습만화 #문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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