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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Apr 25. 2022

신뢰와의 전쟁

그래, 가자 가!!


  저는 아이들과의 약속에 제법 진지한 편입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속담을 꽤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어른이 아이와의 약속을 가벼이 여긴다면 훈육을 할 때 위신이 서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어제 저는 아이들에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추궁에 의해 꽤 구석까지 몰렸습니다. 그건 바로 방탈출 카페 때문이었습니다.


 아이들은 퍼즐을 좋아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틀린 그림 찾기, 숨은 그림 찾기, 미로 찾기, 스도쿠, 가로세로 퍼즐, 네모로직. 점 잇기 등 다양한 종류의 퍼즐을 해왔습니다.


저도 스도쿠나 퍼즐, 퀴즈라면 사죽을 못 쓰는데 유전인 모양입니다.



 거기다가 도미노 같은 놀이까지 섭렵하다 보니까 아이들의 기대치는 점점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도미노 작품들


 그러다 보니 퍼즐과 추리의 정수인 방탈출 카페에까지 관심이 옮아가게 된 것이죠. 아이들이 방탈출 카페를 가자고 노래를 부른 것은 2019년, 2학년 때부터였습니다. 그때 평일날 한 번 허탕을 치고 난 뒤 코로나가 창궐하고 말았죠.

출처 : 파이낸스 투데이



그러고서는 뭐 더 있겠습니까? 당연히 그냥 잊어버리말았죠.


그런데

어제!!

갑자기!!

저를 부르더니!!

아이들이 "아빠는 지금까지 약속을 잘 지키는 데 딱 한 가지 안 지킨 것이 있어요. 그게 뭔지 아세요?"라고 하는 것이죠.


아이들이 그런 퀴즈를 내면 어떤 어른인들 알겠습니까..

모른다고 하니 4년 동안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말을 해주었던 것이죠.


아이들도 코로나 유행 때문에 방탈출 카페를 그동안 가지 못했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나아진다는 것을 알고 갈 수 있다 생각이 들어서 말을 꺼낸 겁니다. 기가 막힌 타이밍이죠.



 갑작스러운 기습에 저는 당황했습니다. 결국 저는 새로운 공약을 꺼내 들고 협상을 시도했습니다.

"너희 생일(6월 24일) 전에 반드시 방탈출에 가도록 할게.

만약에 약속을 어기면 그날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잔소리 없는 날 하기로 하자."



아이들은 당연히 오케이였죠.



잔소리 없는 날은 한 번 겪은 이후로 이제 모든 가족들이 협상에서 활용하는 카드가 되어버렸네요.

아이들의 기억력이 참 무서운 하루였습니다.

아이들은 이런 것들은 다 기억하고 있어요. 잊지 마세요~


#퍼즐 #방탈출 #숨은그림찾기 #틀린그림찾기 #미로찾기 #스도쿠 #가람 #점잇기 #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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