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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May 05. 2022

어린이날과의 전쟁

100주년이었다니..


 오늘은 100주년을 맞는 어린이날이라고 합니다. 19235월 1일최초로 제정된 이후 백 년의 역사를 가진 셈이니 대단한 역사입니다. 일제강점기 때였고 갖은 방해를 받음에도 불구하어린이날을 공표한 방정환 선생님이 참 존경스럽습니다.


실제로 예전에는 '어린이'라는 단어 자체도 없었다 합니다.

아해, 얼라, 애자식, 애녀석 등의 표현으로 불리다가 방정환 선생님께서 처음으로 어린이라는 말을 쓰신 거죠.


나름대로 그 시절에는 신조어였던 셈이죠. 지금 남발되는 외계어들에 비하면 정말 대단한 신조어였던 셈입니다.





 오늘 저희 집은 특별한 어린이날 이벤트 없이 처가 식구들과 다 함께 모여 조촐한 장모님 생신 기념 식사시간을 가졌습니다.

 어린이날에 특별한 곳을 가지 않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런 날에 어딘가를 움직이게 되면 차 안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게다가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 특히 놀이공원이라도 가게 된다면 좋은 추억보다는 힘든 얼굴만 보게 될 테니까요.

어딘지 안봐도 아시겠죠? 용인에 있는 그곳..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각자의 사정이 있으시리라 생각은 해보지만 어린이날이 아니면 아이들과 함께 할 여유가 없을 정도로 바쁜 분들이 많은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저는 평소에 짬을 내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하는 편입니다. 가고 싶은 곳도 꼭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평일에 어른은 휴가, 아이는 학교를 하루 쉬고 가보는 거죠.

 대신 특별한 날은 큰 이벤트가 없어도 서로 크게 서운해하질 않게 되죠. 연애 때든 결혼 생활이든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도 이렇게 하니까 되려 편했습니다. 족들도 이런 부분을 서로 이해해준 덕에 오늘은 좀 여유 있는 하루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아침에 가락시장으로 가서 회를 샀습니다. 오랜만에 가락시장의 다양한 해산물 구경을 하니 안 먹어도 배가 부릅니다. 오늘 가족모임들이 많은지 아침부터 손님들이 시장 안에서 장사진을 이루고 있네요.



 점심을 넉넉하게 먹은 뒤에는 아이들을 제가 대표로 인솔해서 동네 놀이터로 나갑니다. 다른 집 아이들도 삼삼오오 모여서 재밌게들 놀고 있네요.

 아파트 주차장에 의외로 차가 많더라니 전략적으로 외출보다는 집에서 방콕 중인 분들도 많은 모양입니다.

의외로 차가 많이 남아있는 주차장

 

 그런데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순간이 생겼습니다. 놀이터 옆 도로로 지나가던 한 대의 차를 발견한 것이죠. 바로 노란색 영어학원 버스였습니다.


 옆에 있던 여자 아이가 보더니 자신의 부모에게 쪼르르 달려가더니 이렇게 말하네요.

"아빠, 저기 OO어학원 차 지나가요. 애들이 엄청 많이 타고 있는데 오늘 보강하나 봐요."


 그 말이 제 귀에는 어찌 나도 서글프게 들리던지요.  모습을 보니 차라리 놀이공원에서 줄 서 있는 아이들의 처지가 더 낫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즐겁게 잘 보냈다 생각했지만 그 하나의 기억으로 인해 마음 한켠 속상했던 어린이날이었습니다.


#100주년 어린이날 #방정환 #에버랜드 #가락시장

#영어가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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