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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밥과의 전쟁

무한도전도 아니고 이게 무슨 팔자에 없는 장기 프로젝트인가..

by 페르세우스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습관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효과에 따라 좋고 나쁜 습관으로 나뉘기도 합니다.

제게는 평생의 습관이라고 할 정도로 뼛속 깊이 자리 잡은 습관들이 세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일기 쓰기고 두 번째는 시도 때도 없이 눈에 거슬리는 물건들을 치우는 것 그리고 마지막이 아침을 먹는 습관입니다.


이 세 가지 중에서 아침을 먹는 습관이 아마 제일 오래되었을 겁니다.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부터 부모님을 통해서 체득된 습관이기 때문입니다. 대학을 가서 자취를 하면서도 웬만하면 김밥이든 빵이든 간단히라도 먹어왔습니다.

결혼을 해서도 아내가 아침을 먹는 습관이 있었기에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아침을 먹는 것은 놓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아침을 먹는 것은 수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1. 비만을 예방할뿐더러

2. 위장장애도 예방할 수 있고

3. 면역력도 강화시킵니다.

4. 학습능력 향상은 물론

5.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6. 심지어 스트레스까지 낮출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아침을 거르고 있다는 것을 통계를 통해서 접하고 적잖이 놀랐습니다. 아침 먹는 것이 습관이 된 사람들 입장에서는 아침을 안 먹으면 세상이 무너지는 줄고 있다 보니 더 그렇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어른과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먹는 아침은 늘 메뉴를 선정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래서 2주 동안 아침을 준비하면서 저희 집이 아이들에게 아침을 제대로 잘 먹이고 있나 점검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때그때 내키는대로 글을 써오던 기준에서는 야말로 초대형 장기 프로젝트입니다.


참고로 평점은 아이들이 잘 먹는 정도로 제 주관적으로 평가했고 5점이 만점입니다.





1일 차 : ㅂ고 부추 고기 볶음밥 + 달걀프라이(왕란)

평점 : 4.5

ㅂ고에서 나오는 부추 고기 볶음밥 1봉에 쌀밥을 좀 더 추가합니다. 좀 짜서 나트륨 양을 조절하기 위해서입니다.



2일 차 : 치킨 남은 것으로 만든 치킨마요 덮밥

평점 : 5점

치킨을 요즘 두 마리를 시켜야 되다 보니 미리 퍼석살을 다음 날 아침을 위해 남겨둔 뒤 발라내서 사용합니다. 데리야키 소스 반 스푼과 논콜마요를 취향껏 넣어서 만듭니다.



3일 차 : 마트에서 파는 소불고기 + 미역국 + 흰쌀밥

평점 : 4.5점

미역국은 전날 아내가 끓인 것이고 마트용 소불고기를 구웠습니다. 나름 아침부터 생일 느낌 나는 비주얼이네요.



4일 차 : ㅂㅂ고 김치 베이컨 볶음밥

평점 : 4+ 0.5점

김치 베이컨 볶음밥이지만 베이컨은 개미 ㅇ구멍만큼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따로 베이컨을 조리해서 잘라 넣어주면 0.5 점만큼 만족도가 올라갑니다.



5일 차 : 풀ㅁ원 마파두부 소스로 만든 마파두부 덮밥

평점 : 4.5점

마파두부 소스를 따로 사서 두부와 함께 조리합니다. 파를 미리 넣어서 파 기름을 넣어서 만들면 됩니다. 요즘 마트에서 팔던 두부 값이 갑자기 비싸져서 자주 해먹지를 못했네요.



6일 차 : 동ㅇ만두에서 만든 샤오롱 바이(소룡포)

평점 :5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만두인데 만두 안에 육즙이 들어가 있어서 샤오롱 바이 전문 식당에 가서도 한 명이 한 판씩 먹을 정도로 좋아합니다. 마트에서 처음 사봤는데 맛에 큰 차이가 없는지 굉장히 잘 먹는 아이템입니다.



7일 차 : 베이컨, 달걀프라이, 모닝빵, 방울토마토

평점 : 3.5점

하루 정도는 편하고 간단히 먹어야 하기에 요 정도로 준비해서 먹습니다. 안 먹을 수는 없으니까요.


8일 차 : 계란 비빔밥

평점 : 4.5점

달걀프라이와 밥에 양념간장과 참기름을 넣어서 비벼서 먹습니다. 아이들의 만족도도 높아서 급할 때 하는 가장 쉬운 간편식이죠.



아침을 이렇게 부지런히 먹이고 있지만 아이들이 입이 아직 짧고 생각만큼 쑥쑥 자라는 것 같지 않아 많이 속상합니다. 아마 어머니도 저를 먹이면서 런 기분이지 않으셨을까 싶기도 하네요. 저도 살이 잘 찌는 체질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래도 이 정도로 챙겨주니까 유지가 되지 않았겠나 하는 마음으로 잘 챙겨 먹이려고 합니다. 맞벌이다 보니 낮시간에 간식을 제대로 못 챙겨주다 보니 아침이라도 제대로 먹여야 마음이 덜 불편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이 글을 마치며 또 고민에 빠져듭니다.

"내일 아침은 또 뭐 해 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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