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읽었던 책중에 <아들아, 부동산 공부해야 한다>라는 제목의 책이 있었습니다. 제목에서 보듯 따뜻함도 있지만 굉장히 직설적이고 자극적이죠?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가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들아, 너라도 공부해라. 아빠는 틀렸어
제가 생각보다 경제 쪽에 지적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말이죠. 제 주식과 부동산 투자 감각은 학점으로 따지면 재수강을 해야 되는 낙제 수준입니다.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지금 자녀교육에 관련된 원고와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가장 난해한 분야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경제교육입니다.
유대인들은 아이들에게 어렸을 때부터 경제교육을 시키는 것이 수학이나 영어를 가르치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저도 상당 부분 동의합니다. 돈에 대한 상식이나 자신이 가진 지식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다면 과연 자본주의 세계에서 살아가기 온전히 어려울 테니까요.
이정도 읽었으면 경제전문가가 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집에 재테크 서적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거의 다 읽기도 했죠. 이 정도의 책을 읽었으면 적어도 다양한 상품에 대한 투자를 하는 개인투자자 정도의 지식을 지녀야 할 것 같은데 실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태어나기를 쫄보로 태어나서인지 돈 머리가 없어서인지 적절한 타이밍에서 적절히 행동으로 옮기는 능력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에 대한 경제 교육도 시원시원하게 하지 못합니다. 그래도 용돈기입장 관리도 하게 만들고 절약에 대한 교육, 아이들이 쓰는 비용에 대한 정산 등 최소한의 교육은 합니다. 거기에 보드게임으로 경제에 대한 개념도 틈틈이 가르칩니다. 최근까지 가장 유용하게 사용했던 보드게임은 [부자 만들기]였습니다.
월급, 대출, 보험, 투자에 대한 개념을 알 수 있어서 꽤 유용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큰맘 먹고 새로운 보드게임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건물주 마블]이라는 게임이죠. 사이즈가 좀 큰 편이라 가격도 적지 않지만 제목이 너무 끌렸습니다. 건물주라는 단어는 마법과도 같이 제 손가락을 자연스럽게 구매 결재 버튼으로 이끌었죠.
보통 게임과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부루마블처럼 한 바퀴를 돌면서 진행하는 방식이라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에 있는 지역들이 등장하고 투자가 오피스텔, 상가, 아파트로 나뉘어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자신이 구입한 땅에 대한 투자를 결정할 때 가장 이익이 많이 나는 곳에 투자를 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삼성동 땅을 사게 된다면 아파트를 사야 4억 4천을 투자해 상대방에게 임대료로 13억 7천만 원을 받음으로 9억 3천만 원의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만약 상가를 8억 4천에 산다면 임대료를 2억 9천 밖에 받지 못하는 것이죠.
이 금액이면 내가 다 사겠소이다!!!!
물론 현실과는 괴리가 있는 부분이 있지만..(삼성동 아파트가 4억 4천이라뇨, 제가 살게요.)
막상 아이들과 게임을 해보면 엄청 웃깁니다. 위례신도시는 상가를 사면 망하니까 오피스텔을 사야 된다는 둥 말이죠. 게임을 하면서 아이들의 진지한 모습이 다른 보드게임에 비해 더 실질적인 경제 교육에는 도움이 되는 듯합니다.
지역의 차이에 대해서도 설명해줄 수 있고 재산세나 종부세 같은 단어도 나오니까요. 자주 하면서 감각을 키워줄 수도 있지 싶습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아이에게 돈에 대한 가치를 제일 위에 두고 가르쳤을 때 올 수 있는 부작용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법률소비자연맹에서 ‘법의 날(4월 25일)’을 맞아 대학생 3,656명을 대상으로 법의식 설문조사를 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에 따르면 “만약 10억 원을 주면 1년 정도 교도소 생활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51.39% (1,879명)가 “동의한다”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