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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Dec 31. 2022

<아바타 : 아버지의 길>

스포는 없으니 편히 보셔요~

미리 말씀드리지만 스포는 거의 없습니다~ 믿고 보십시오!



12월 30일 종무식이 끝나고 오후에 휴가를 내고 좀 일찍 사무실을 나섰습니다. 아이들과 영화를 보기 위해서였죠. 아이들과 볼 영화는 <아바타 : 물의 길>을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렇지만 이 영화를 보기까지의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습니다.


 사실 이번 주는 아이들에게 시네마 위크라고 해도 될 정도로 영화 볼 기회가 많은 주였습니다. 가족들끼리 보기로 했던 뮤지컬 영화인 <영웅>을 다른 어머님의 도움으로 친구들 두 명과 함께 보게 되었기 때문이죠.

아이들이 재미있게 봤다는 뮤지컬 영화 <영웅>




 그런 상황에서 3시간 12분의 무시무시한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는 <아바타 : 물의 길>은 아이들에게 생각보다 신나는 경험이라기보다는 고행처럼 와닿았던 모양입니다. 1탄도 크게 재미를 느끼지 못한 듯하다고 하며 가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저는 억지로 무언가를 시키지 않기에 아이들의 반응을 보며 "그래, 그러면 아빠 혼자 보지 뭐"라고 답을 했죠.


 하지만 이 결정은 하루도 되지 않아 뒤집히게 됩니다. 회사 송년회에서 <아바타 : 물의 길>을 보고 온 아내가

"이건 꼭 아버지가 아들을 데리고 가서 봐야 할 영화야!"

라고 강력하게 추천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상황이 바뀌자 다시 아이들을 설득하기 시작했고 겨우(?) 긍정적인 답을 얻어 오후 4시 20분 영화를 예매할 수 있었습니다.


 퇴근이 4시였기에 부랴부랴 집으로 와서 아이들과 영화관으로 갔습니다. 정시를 좀 넘긴 시간이었지만 광고가 10분 정도는 한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둥이들이 원하는 주전부리도 넉넉히 챙겨서 들어갔죠.   

아이들이 사랑하는 영화관의 버터구이 오징어




 영화의 스케일은 대단했습니다. 물의 길이라는 부제답게 바다를 배경으로 한 영상미는 놀라움을 안겨주기에 충분했습니다. 13년 만에 다시 돌아온 속편이다 보니 기대치가 그리 높지 않았지만 흥미진진한 내용들로 가득했습니다. 이 영화의 초당 제작비가 2억 3천만 원이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 알 것도 같았습니다.


 하지만 저를 놀랍게 만든 것은 뛰어난 연출이나 영상미가 아니었습니다. 가장이라는 존재와 가족의 중요성에 대해서 가르침을 주는 내용이 제 마음을 울렸습니다. 마지막 클라이맥스로 향하는 대목에서는 계속 눈물을 흘리면서 보느라 소매가 많이 촉촉해지기까지 했네요.

 어찌 보면 제게는 <아바타 : 물의 길>이 아니라 <아바타 : 아버지의 길>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의 여운이었습니다. 주인공이 보여주는 말과 행동과 생각에 많이 이입이 되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주위 아빠들, 특히 아들이 있는 분들에게 꼭 한 번 아이를 데리고 보라고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시간과 영화관의 일정이 허락한다면 제 아버지를 모시고도 이 영화를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만 가능할지는 모르겠네요.


 영화를 마친 뒤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인물들의 감정선을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어려웠는지 액션이 조금 더 와닿았던 모양입니다. 그게 아쉬운 부분이라면 아쉬운 부분이겠네요.  


한 줄 요약 : 아들 가진 아빠들은 꼭 한 번 보시면 좋겠어요!  


※ 올 한 해동안 바쁘신 와중에도 꾸준히 이곳에 와주셔서 소통해주신 이웃님들께 감사드리고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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