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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Feb 15. 2023

내 비록 왼손잡이로 태어나지는 아니하였소만...

노력하면 결국은 될지어니~!



 저는 전형적인 오른손잡이입니다. 어린 시절에는 세상에 오른손잡이 밖에 없고 왼손으로 뭐라도 하면 큰일이라도 나는 줄 알았습니다. 글씨부터 젓가락질까지 모두 오른손잡이만 있는 줄 알았죠.


 오죽하면 왼손잡이(패닉)라는 노래까지 나왔을까요. 살펴보면 세계적으로도 왼손잡이의 비율은 높지 않은데 특히 우리나라는 그 비율이 높지 않습니다.




 그런데 세상에는 왼손잡이도 존재하며 양손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깨닫게 된 것은 어른이 되고서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였습니다.


  오른손은 뇌와 관계있고 왼손은 뇌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두 손을 쓰는 악기를 배우면 두뇌활동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가 있기도 하죠.

 

 일반적으로 손을 쓰는 활동 중에서 가장 뇌에 도움이 되는 활동은 바로 손글씨입니다.




 글 쓰는 활동을 따로 하고 있지만 따로 손글씨로 필기도 하고 있기에 이 대목에 대해 평소 깊은 관심을 가지게 있었습니다.


제가 충 평균을 내어보니

일기는 평균 600자

필사는 평균 600자

국사필기를 했을 때는 평균 300자

회사의 업무일지를 쓰면 100~200자 

정도 손으로 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루에 적게 쓰면 1,200자부터 많이 쓰는 날은 하루 1,600자를 쓰고 있는 것이죠. 기가 밀리는 날은 세 개를 한꺼번에 적어본 날도 있으니 2,000자를 넘게 적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팔이나 어깨에 시간이 갈수록 부담이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평소 칫솔질 정도는 왼손으로 해왔지만 오른손 쪽의 활동이 절대적으로 많다 보니 제는 무언가 대책을 세워야 할 때가 된 것이죠.




 그런 와중에 브런치 이웃이신 @고마나 작가님의 글을 읽고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이제 왼손으로도 글을 쓸 때가 되었다고 말이죠.

https://brunch.co.kr/@gomana/147




 그런데 깨달음을 바로 행동으로 곧장 옮기지 못했습니다. 막상 일기나 필사를 쓸 때 손으로 하는 것이 망설여진 것이죠. 제가 보기보다 이런 쪽에 한해서는 깔끔한 성격이었기 때문입니다.




 왼손으로 한번 써본 쓴 글씨는 생각보다 지나치게 괴발새발 하여 도무지 일기나 필사노트에 쓸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제 결심이 세워지자마자 순식간에 흐트러지는 듯했죠. 그때 때마침 새로이 제게 생각난 대체재가 바로 디지털시대이지만 회사에서 수기로 써야만 하는 업무일지입니다.


 생각난 김에 바로 연습 삼아 정성을 다해 써봤는데 정말 처참한 수준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 수준의 글씨 같네요. 오른손으로 쓸 때보다 시간은 두 배로 걸리고 손에 땀까지 납니다. 답답하기는 또 이를 데가 없고요.


  제가 아이들에게 글씨 예쁘게 써야 한다고 잔소리를 할 때 아이들도 얼마나 답답했을까 싶기도 합니다.

난 왼손잡이야~~~~




 그래도 천천히 써도 되며 틀리면 수정테이프를 써도 되고 분량도 많지 않으니 제게는 연습하기에는 안성맞춤이어서 참 좋네요.


 아직은 매우 미진하고 서투르지만 연습을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이들에게 이 글씨를 보여주면 엄청 놀림받을 것 같지만 뭐든지 도전한다는 점을 가르치기에는 좋을 듯합니다.


한 줄 요약 : 새로운 도전이란 건 의외로 그리 거창한 것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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