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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아빠의 아이 없는 주말 활용법

나는 자유인이다!

by 페르세우스



오랜만에 토요일의 자유가 생겼습니다.


오늘을 시작으로 아내와 아이들이 장모님과 함께 며칠 간의 여행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는 아이들과 떨어지면 불안증이 생기는 분리불안이 있어서 여행 일정이 잡혔을 때 걱정이 정말 컸습니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만큼 그런 마음도 조금씩 떨쳐내야 하는데 쉽지 않았죠.


아침에도 일어나자마자 침대에서 아이들을 안아주면서 "아빠 두고 여행 가서 좋아?"라고 물어보면서 준비를 해야 하는 아이들에게 들러붙어서 질척거렸죠.



오전에 버스터미널에 가족들을 내려주고 나니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 하지만 그런 마음도 잠시뿐 제 마음은 또 갈대처럼 바뀌어버립니다.




보통 유부남들에게 이런 자유시간이 생기면 어떤 경우는 일정이 생기기 몇 주 전부터 꼼꼼하게 계획을 짜서 시간을 보내고는 하지만 저는 J형임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먹어서인지 그렇게까지 할 의욕은 없었습니다. 솔직히 사람들과의 약속을 굳이 잡지 않아도 제게는 할 일이 차고 넘치니까요.


일단은 오전에 집에 있는 책장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야금야금 쌓인 새로운 책들 때문에 책장이 소화불량에 걸려있는 상태였기 때문이었죠. 아이들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함께 하면 좋겠지만 책장정리는 제 맘대로 하는 것이 맛이고 시간도 단축되기 때문에 이번에 마음먹고 하게 되었습니다.


한 시간 정도하고 나니까 꽤 만족스러운 모습이 됩니다. 역시 주기적으로 비워내는 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점심 때는 오랜만에 서점에 마실을 나갔습니다. 인터넷서점을 이용하는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오프라인 서점은 그 공간이 주는 자기 만족감이 있습니다. 그 공간 안에 있기 만해도 지식인처럼 보이는 효과를 주는 일종의 플라시보효과죠.




그리고 요즘은 어떤 책들이 유행하는지도 살펴볼 수도 있죠. 평소 온라인 서점에서 정해놓은 순위와 실제 오프라인 서점과 차이가 있는지 늘 의구심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서점과 순위 차이가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대동소이함을 알게 됩니다. 15권의 베스트셀러 중에 만화가 네 권이라는 점은 조금 씁쓸하긴 합니다.




흥미로웠던 부분은 챗GPT와 관련된 책들이 두세 달 사이에 어마어마하게 시중에 나와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미 읽은 책도 두 권 있었고 이번에 읽을 책도 있지만 좀 더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저는 챗GPT가 초창기에 비해서 살짝 시들해졌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조만간 아이들을 데리고 한 번 다시 나와서 함께 괜찮은 책을 직접 골라봐야겠다는 하면서 돌아왔습니다.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해는 아이만 바라보며 아이를 위해서 모든 걸 희생해야 하는 건 절대 아닙니다. 이런 기회를 통해서 부모도 적절한 재충전과 자기 계발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좋은 기회가 생겼으니 충분히 쉬고 가족의 소중함도 느낄 수 있을 테니 아이들이 돌아온 뒤에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네요.


이제 남은 기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을 해봐야겠습니다.


한 줄 요약 : 나는 자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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