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이들이 1~2학년 때는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위원으로 활동하고 3~4학년 때는 운영위부위원장으로 활동했습니다. 마지막 학년인 6학년 때는 학부모회장까지 맡고 있죠.
아마 아빠로 한정해서는 전국을 통틀어봐도 찾기 쉽지 않은 이례적인 이력일 겁니다.
요즘 아빠들의 육아참여가 많이 늘어났습니다. 육아휴직자도 늘어나고 있죠. 하지만 아직도 일반적으로 아빠들은 적극적 참여층까지는 들어가지는 못하는 실정입니다.
아이가 1학년이었을 때도 그랬고 6학년인 지금도 별로 달라진 점이 없습니다. 아버지의 학부모직능단체(학부모회, 녹색학부모회, 학부모운영위원회 등) 활동 비율은 절대적으로 낮다는 점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이 주장의 근거를 찾아보려고 애를 썼지만 이 데이터는 조사된 적도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아빠들의 인식변화는 이런 분야에서는 현저히 부족했던 것이죠.
학교에 아버지회라는 조직이 있다면 좀 다를 수는 있겠습니다만 보통은 아빠가 학교 내에서 활동을 하면 여러 사람의 입에 자주 오르내립니다.
흔치 않은 경우이기에 그렇습니다. 저 역시 "왜 아빠가 저러고 있느냐, 혹시 백수냐"는 오해를 많이 받았기에 그런 걱정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제가 학운위에 들어갔을 때도 생각보다 벽이 높게 느껴졌습니다. 그 벽을 허무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하긴 했죠.
그럼에도 제가 1학년 때부터 학교활동을 하게 된 이유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아이들과의 공통분모를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교장선생님이나 다른 선생님들에 대한 이야기든 학교 시설에 대한 이야기든 간에 아이와의 대화주제가 폭넓게 증가합니다. 자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어서 그렇습니다. 이런 점은 아이의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욱 빛을 발했죠.
두 번째는 선생님과 소통을 자주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학교에 회의로 방문을 하면 보통 수업시간이 끝난 뒤입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의 선생님과도 잠시 만날 수 있는 시간도 생깁니다. 소소한 이야기나 잠시간의 인사만이라도 나누면 앞으로 선생님과의 소통에 큰 윤활유가 될 수 있습니다. 모든 상담은 얼굴이 확실히 효과적이라는 점에서도 중요한 장점입니다.
세 번째는 아이에게 좋은 본보기가 된다는 점입니다.
이런 활동이 단지 부모가 재미로서 하는 일이 아니라는 건 아이가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알 수 있습니다. 아이 역시 그런 점에서 자신이 충분히 사랑받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런 활동은 아이들에게 부모가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줄 수 있다는 것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게 됩니다.
예전에는 돈 많고 힘 있는 분들이 이런 자리를 차지한다는 이미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김영란법이 시행된 이후부터는 확실시 열심히 하려는 의지가 있는 분들께도 기회가 많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직책이 있더라도 학교에는 아주 작은 압력조차도 쉽게 행사할 수도 없습니다. 아이에게 쥐톨만큼의 특혜 역시 주어지지 않았었죠. 하지만 저는 이 활동으로 얻은 점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