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집에 커다란 변화가 생겼습니다.
바로 2호가 키즈워치와 결별하고 새로운 휴대폰을 갖게 되었던 것이죠.
원래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는 아이들 둘 다 키즈워치를 사용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절대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지 않게 하리라는 제 소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녀교육에 대한 스마트폰의 치명적인 문제점은 지난 제 글들을 보신 분들이라면 아마 아실 겁니다.
그동안 그 소신을 잘 지켜왔고 아이들 역시 고맙게도 제 뜻을 이해하고 잘 받아들여주었습니다.
그러다가 5학년이 되자 1호의 키즈워치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스트랩 부분과 충전기를 비롯해 도저히 수리로 회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긴급하게 새로운 폴더폰을 수배해서 교체를 해줬죠.
2호에게도 이 참에 1호와 같은 기종으로 바꾸겠냐고 물었더니 자신은 아직 괜찮다고 합니다. 그 의견을 존중해서 지난달까지 2호는 계속 키즈워치를 사용했었죠. 그런데 2호의 키즈워치도 수명이 다하고 말았습니다. 잘 켜지지도 않고 배터리도 엄청 빨리 닳는 문제를 발견한 것이죠.
결국 전화로서의 기능을 잘하지 못하는 워치와는 이별하고 새로운 폴더폰을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대리점에 물어보니 요즘 새 폴더폰 제품을 구하기가 정말 어렵다는 답이 왔다는 점이었습니다. 1호가 구매할 때보다 훨씬 구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새로 생산하지는 않는데 반해 수요가 많기 때문이었죠.
점장님이 슬쩍 어린이용으로 나온 키즈 스마트폰이 행사를 한다고 말은 해주십니다. 유튜브나 카톡 같은 스마트폰 기능은 설정을 통해서 부모가 막을 수 있다는 설명과 함께요.
하지만 거기에 흔들릴 제가 아니죠. 그런 잠금장치를 아무리 부모가 열심히 한들 아이들이 다 풀어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중고폰이라도 구해달라고 말씀을 드렸고 그렇게 구하게 된 전화기가 바로 이 기종입니다.
사용감이 좀 있는 중고폰이어서 열심히 닦아서 아이에게 갖다 주었습니다. 좀 서운해하는 기색이 보여서 아이에게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대리점에서 행사를 하고 있는 공짜 키즈스마트폰을 사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죠. 지금까지 제가 자녀교육에서 지켜온 소신을 놓칠 수는 없었으니까요.
새 제품을 선물해주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다른 부분에서는 아빠로서의 역할을 최선을 다해서 하리라 다짐했습니다.
비록 새 식구가 아닌 헌 식구로 집에 들여왔지만 앞으로 역할을 잘해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한 줄 요약 : 남과 다른 길을 간다는 건 언제나 시험의 연속이다. 그 소신을 끝내 지켜낸다면 그 열매는 결코 노력을 배신하지 않으리라.
그리고 여담이지만 요즘 아데나 바이러스와 수족구가 유행한다고 하던데 다들 조심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