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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네 노는 이야기
현장체험학습(일명 농부의 하루)
by
페르세우스
Sep 10. 2023
오랜만에 가족들이 함께 진해의 친가를 찾았습니다.
올해
아이들이 6학년이 되면서 바쁘기도 했고 어른들도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죠.
아이들이 친가에
가면 가장 좋아하는 활동은 할아버지의 텃밭에 가는 일
입니다.
예전에 할아버지의 텃밭은 꼭 물려받겠다고 했었는데 아직까지도 그 애정은
변치 않습니다. 오랜만에 할아버지가 운영하시는 텃밭에 오니 전주에 능소화가 피어 우리를 반
겨줍니다.
능소화가 예쁘게 핀 전봇대
개구리가 지붕의 용도로 쓰고 있던 폴대 안에 슬쩍 숨어 있습니다.
이런
자연 속에서의 재미를 느낄 수 있으니 아이는 물론이거니와
저 같은 어른도 신기합니다. 예전에 이 농장에서 뱀이 발견된 적이 있었는데 이런 곳이라면 뱀한테서는 안전하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시기가 애매한 때였지만 아버지께서 아이들에게 할 일이 남겨놓으셨던 모양입니다.
일단 키위를 비롯해 미니수박과 참외, 가지, 고추 등등의 다양한 작물을 수확하도록 해주셨습니다. 저 역시 이런 점에 취약한 사람이다 보니 아버지의 설명을 함께 듣는 입장입니다.
키위나무
수박과 참외
겉모습으로 봤을 때는 시중의 시장이나 마트에서 파는 물품 정도의 품질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농약을 전혀 치지 않은 데다가 정성을 다해서 기르신 작물이다 보니 그 어떤 농작물보다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겠죠.
아이들이 수확한 작물들
아이들은 그동안 체험하지 못한 시간을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무 밭에서 잡초제거 작업도 합니다. 호미를 손에 쥐고 진지한 태도로 작업에 임합니다. 장래희망을 정말 농부로 고민해 볼 생각은 없는지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이미 마음은 농부
이번에는 처음으로 농기계도 사용해 봅니다. 일명 농업용 관리기(정식 명칭이 있다면 누가 좀 알려주세요)로 씨를 뿌릴 밭을 가는 작업을 합니다.
할아버지께서 먼저 시범을 보여주셨는데 아이들이 대번 무섭다며 싫다고 합니다. 부릉부릉 하는 모터소리도 꽤 시끄럽고 톱니바퀴가 돌아가면서 땅을 갈아내는 모습이 그리 안전해 보이지는 않았던 모양입니다.
농업용 관리기 : 인간의 삽질을 대신해준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시범을 보이고 저도 한 번 시범을 보여주니 생각보다 괜찮았던 모양입니다. 두 녀석 모두 한 바퀴씩 관리기 놀이(?)를 해봤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농사일에 진심인 남자 세 명이서 기념사진도 한 장 찍었습니다. 저는 농사일에 솔직히 별로 관심이 없어서요.
영농인 삼총사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이 정도면 아이들이 충분하게 농부체험을 즐겼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다음번에 오면 고구마를 캘 수 있겠다는 이야기를 하며 기대감에 사로잡힌 모습을 보면서 이런 생각도 둡니다.
"아,, 그냥 여기 두고 갈까?"
곧 수확예정인 고구마밭
새벽 5시반에 일어나서 출발하는 바람에 가는 길은 고단했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게는 이번에도 성공한 체험이 되었다는 점에서 보람은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농부라는 직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봐야겠어요.
한 줄 요약 : 아이가 즐거워하는 모습은 언제나 부모의 어깨를 춤추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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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세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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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생 쌍둥이 아들 둘을 키우는 아빠입니다. 브런치를 통해 자녀교육에 대한 내용을 글로 쓰고 있으며 이를 통해 활발한 소통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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