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조어가 하루가 멀다 하고 생기니 중년을 훌쩍 넘은 아저씨로서는 그 트렌드를 따라가기가 여간 힘들지가 않습니다.
최근에 새롭게 접한 신조어는 그래도 관심이 있는 분야라서 금방 익히게 되었는데요.
바로 플랜테리어와 식집사 그리고 반려식물입니다.
플랜테리어는 식물을 뜻하는 플랜트(plant)와 실내장식을 뜻하는 인테리어(interior)의 합성어로 그린테리어라고도 불립니다.
식집사는 '식물'과 '집사'의 합성어로 식물을 기르는 사람을 뜻하고, '반려식물'은 식물을 단순 유희목적으로 기르는 게 아니라 반려동물과 마찬가지로 정성을 들인다는 의미가 담겨있죠.
요즘 식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게 되면서 생긴 신조어더군요.
최근 친가를 다녀오면서 새로운 반려식물이 하나 데리고 왔습니다. 알로카시아라고 하는 식물인데 어른들께서 관심이 있으면 가져가라고 하셨던 거죠. 아이들은 잠시의 고민도 없이 뛸 듯이 좋아하면서 받아왔습니다.
아이들의 반려식물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의외로 진지한 편입니다. 오죽하면 제가 '이 정도 정성이면 반려동물도 키울 수 있으려냐?'라는 생각을 잠시 했겠어요. 평소에도 물을 주라고 하지 않아도 알아서 챙겨서 주는 편입니다. 제가 신경 쓸 일이 거의 없었죠.
그런데 문제는 들이는 아이들이 정성과 시간에 비해서 반려식물이 생각보다 허약한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처음에 들어왔을 때보다 약해진 아이들은 영양제나 토양활력제까지 사서 주고 있는데도 말이죠.
아이들의 의욕이 떨어질까 봐 저도 함께 틈틈이 살펴보고 식물을 키우시는 분들께 자주 여쭤보기도 하는데 아직까지 특별한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이 두 녀석들도 한때는 이 집에서 푸르고 활기찬 잎의 위용을 자랑했던 녀석들인데 지금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다 떠나버리고 말았죠.
특히 왼쪽의 하트 알로카시아는 갑작스럽게 뿌리째 뽑혀 나오는 바람에 이렇게 이름표와 뿌리의 흔적만 남아있습니다. 갑자기 외출했다가 돌아오니 뿌리째 뽑혀서 옆으로 쓰러져 있더라고요. 아무도 손을 대지 않았는데 말이죠.
사진을 찍어서 여쭤보니 너무 잘 커서 잎이 너무 많이 올라왔고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졌다고 하시길래 안타까움은 더욱 컸죠. 정말 잘 자라고 있던 녀석이었거든요.
여러 번의 실패를 경험했지만 그 실패를 거울삼아서 다시 절치부심하고 있습니다. 주위 분들께서 물을 오히려 많이 주면 그럴 수 있다고 하셔서 요즘에는 아이들이 달력에다가 화분에 물을 주는 일정을 따로 표시해놓기까지 했습니다.
얘네들이 자식을 낳으면 어떻게 키울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어떤 일이든 쉽게 되는 일이 있겠습니까마는 그동안 식물을 키 왔던 시간은 생각보다 험난했습니다. 애가 타는 상황들이 많았죠. 실망하기도 하며 자책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반성하고 다시 도전하고 있습니다만 저도 부담스러울 때가 있기는 합니다. 이번에도 식물이 시들어버리면 어쩌나 하고 말이죠.
그래도 아이들의 식집사를 향한 열정이 식지는 않아서 저 역시도 많이 옆에서 도와주려고 합니다.
어찌 되었든 식물을 키우는 활동은
1. 실내 습도 조절에도 역할을 하고
2. 공기 정화도 하며
3. 정서적인 안정에도 도움을 줄뿐더러
4. 성취감을 얻는 데도 큰 역할을 하니
크지 않은 비용으로 건강에도 도움을 얻을 뿐만 아니라 교육적인 효과를 얻을 수가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