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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Sep 26. 2023

기후위기 : 쉽게 버린 옷이 불러온 나비효과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페르세우스입니다. 



며칠 전에 저는 집에서 가을맞이 옷정리를 했습니다. 여름옷은 집어넣고 가을옷은 꺼내놓으면서 일을 했죠. 


마지막에 이제 입지 못하는 옷들을 의류함에 집어넣고 나니 모든 일이 끝납니다. 대략 눈대중으로만 봐도 10리터짜리 쓰레기봉투에 가득 들어갈 정도가 됩니다. 생각보다 많은 양이었다는 사실에 놀랍니다. 


그러면서 문득 이 옷들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졌습니다. 헌 옷들은 크게 다섯 가지의 방법으로 처리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1. 기부 : 자선 단체나 중고상점에 기부합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제공되거나 재판매되는데 판매 수익금을 프로그램 활동비용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2. 재활용 : 헌 옷을 모아 재활용 센터로 보내서 새로운 소재나 제품으로 가공합니다. 여기에는 새로운 제품의 원료를 만들기 위해 직물을 파쇄하거나 녹이거나 분해하는 작업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3. 업사이클링(Upcycling) : 낡은 옷이나 가방, 액세서리를 새롭고 세련된 품목으로 탈바꿈시킵니다. 이런 방식은 직물 폐기물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4. 수출 : 중고 의류에 대한 수요를 가진 다른 국가로 수출되기도 합니다. 


5. 매립 :  손상이나 오염이 심한 헌 옷의 일부는 매립지로 보내져서 폐기됩니다.



 


그런데 자세히 알아보니 수출과 매립이 생각보다 큰 문제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역 자료를 집계하는 OEC(Observatory of Economic Complexity)에 따르면 헌 옷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수출국 순위는 놀랍게도 1위 미국, 2위 영국, 3위 독일, 4위 중국에 이어서 우리나라가 세계 5위입니다.


보통 수출을 위해 모아진 옷들은 중고의류 업체를 통해 여러 개발도상국으로 헐값으로 수출됩니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바로 서아프리카 최대 중고시장인 가나의 칸타만토 시장이라고 합니다. 이 시장에는 전 세계에서 수출되는 헌 옷들이 매주 모입니다. 



이렇게 시장에 도착한 컨테이너 안에는 수천에서 수만 장에 해당되는 헌 옷들이 있습니다. 제대로 정리가 되어있을 리 만무하니 쓸만한 옷이 있을지는 누구도 알 수 없죠. 상인들이 그 옷더미 속에서 쓸만한 옷들을 추려내지만 나머지에 해당하는 40%는 버려지고 있다고 합니다.


입고되는 양은 한 주에 1,500만 벌이고 재사용 되지 않고 버려지는 양이 자그마치 하루에만 100톤에 달한다고 하니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한 이유는 우리가 편하게 입고 있는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옷 1㎏을 세탁할 때 배출되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이 70만 개에 이르기 때문입니다. 


보통 우리가 입는 옷의 재질이 100% 면이 아니라면 플라스틱이 포함되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의류를 생산하기 위해 사용되는 화학 합성소재가 전 세계의 플라스틱 생산량의 20%를 차지한다고 하니 결코 적은 수준이 아닙니다.


이런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헌 옷들이 쌓여 있는 산에서는 악취를 비롯해 화학물질 그리고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된 침출수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가나의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인류의 미래에도 잠재적인 위협이 되겠죠. 




전 세계가 기후위기에만 집중하고 있는 사이에 이런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나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사실 우리의 의생활은 기후위기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쉽게 입고 버릴 수 있는 패스트패션 산업에서 많은 자원이 사용되기 때문이죠. 원단을 염색하면서 전기와 화석연료 그리고 어마어마한 양의 물이 쓰이고, 폐수가 발생합니다. 운반하는데도 많은 자원이 사용되죠. 결국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배출할 수밖에 없는 산업입니다. 




현재 환경부에서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의류 폐기물 배출량은 2016년 1일 평균 259톤(t) 정도였으나, 2020년엔 880t까지 세 배가 넘게 늘어났습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제작업체들이 의류를 제작할 때부터 폐기물에 대한 고민이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분해가 잘 되는 의류 소재를 개발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하는군요. 그와 더불어 합성섬유로 만든 옷이나 재활용이 불가능한 옷들은 의류함이 아닌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제가 며칠 전에 의류함에 넣은 옷들이 다시 쓰이지 못한다면 쓰레기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계속 마음에 걸렸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이 이야기를 함께 공유하면 엄청나게 놀라지 않을까 싶습니다. 평소 환경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 이런 쪽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으니까요. 몰랐을 때는 그냥 그러려니 했지만 알고 나니까 좀 더 심각하게 와닿습니다.


그동안 옷을 쉽게 사지는 않았지만 좀 더 깊은 고민을 하고 사고 버릴 때도 오늘의 글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입지 않는 옷을 버렸으니 이제 새로운 옷을 채워 넣을 수 있겠다며 나름 개운함을 느꼈지만 이 내용을 알고 엄청나게 큰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 줄 요약 : 나 자신이 지구를 파괴하는 주범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면 과연 우리에게 미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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