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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무관심이 아직도 답인가?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토요일에 마친 북토크의 여운은 꽤 오래 이어졌습니다. 솔직히 후유증이라고 하는 편이 나을 정도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저는 두 가지의 일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하나는 수필 원고를 내일모레까지 제출해야 하고 또 한 가지는 학부모회 행사준비를 마치는 일입니다.


오늘 저녁에 진행되는 학부모행사는 지난 두 번의 학부모회 연수와는 결이 살짝 달라졌습니다.

바로 저녁시간인 오후 7시에 한다는 점이죠.


이 연수가 열리기까지의 과정은 대략 이랬습니다. 아이들의 학교에는 아버지회 모임에서 불길은 일기 시작했습니다. 10월 중순에 플로깅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사전모임을 가졌는데 그때 계셨던 아버지들께서 건의를 하셨습니다. 학부모 대상 연수를 받고 싶지만 시간이 오전 시간대여서 참여하기 어렵다고 말이죠.


사실 학부모회 공모사업의 모든 계획은 연초에 대부분 잡아둔 상태고 하려는 일을 없애기는 쉽지만 10월에 새로운 계획을 잡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거기에 공모사업 변경기한도 10월 말일까지여서 말미도 열흘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아버지회장님께서 선뜻 강사님을 섭외해 주시겠다고 하시니 제가 빠르게 화답을 해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이런 연수를 진행할 때 강사를 섭외하는 일이 가장 오래 걸리고 힘드니까요.


그렇게 해서 치러지게 된 행사였습니다. 저녁시간에 진행되는 행사임에도 60분이나 신청을 하셔서 호응도 좋았습니다. 아버님들의 관심과 참여비율도 높아서 흡족했죠.





한때는 이런 속설이 많이 떠돌았습니다.

아이가 공부로 성공하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말이죠.

바로 조부모의 경제력,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입니다.


그중에서 제 기준으로 가장 서글프게 느껴졌던 부분은 바로 아빠의 무관심이었죠. 아빠의 무관심이 아이의 성공요인으로 언급되게 된 이유는 분명합니다.

아이의 상황과 교육현실을 이해하지 못한 채 자신의 잣대로만 자녀교육에 일방적으로 접근하려는 모습을 비판하기 위한 일종의 풍자인셈이죠.


물론 이런 웃지 못할 속설은 아이와의 교감과 애착을 꾸준히 형성한 아빠들로 인해 점차 깨지고 있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제 기준에서는 아직까지 아빠들에게 갈 길이 멀어 보이기는 합니다.


굳이 주위의 지인들과 비교하자면 아빠가 아이와 함께 놀아주는 비율은 매우 높아졌습니다. 여행은 물론 캠핑만 해도 요즘 가지 않는 집을 찾기 힘들 정도니까요.


그에 반해 집안일을 돕는 것이 아닌 함께 하는 남편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아지지 않은 듯해 보입니다. 굳이 외벌이가 아닌 맞벌이라는 기준에서만 놓고 봐도 그런 경향성이 통계를 통해서 많이 나타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대부분의 남편들께 여쭤보면 본인이 집안일에 아주 많이 기여를 하고 있다며 자신 있게 말씀하시지만 막상 아내들에게 물어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점입니다. 정말 이 부분은 세계 8대 불가사의로 넣어야 할 정도로 미스터리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더 나아가 자녀의 교육으로 주제가 넘어가면 이에 대해서 제대로 된 관심을 가지는 아빠의 비율은 더 낮아집니다. 물론 제가 학교 다니던 시절과 비교한다면 아빠들이 접하고 아는 내용들은 많아졌습니다.


자녀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거나 관심을 보이는 아빠의 비율은 아직도 턱없이 낮습니다. 제가 점쟁이는 아니지만 누가 되었든 간에 아이와 관련된 대화를 아버님들과 나눠보면 금세 알 수 있거든요.


그 시절도 아빠라는 존재는 바쁘고 어깨가 무거운 사람이지만 지금이라고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들과의 교감은 이런 노력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습니다.




20년 전에 존재하던 아빠와 지금 시대를 사는 아빠를 비교했을 때 아이와 놀아주고 애착관계를 형성하는 능력과 시간은 정말 많이 늘어났습니다. 그와 더불어 자녀교육에 대한 이해와 관심도 눈에 띌 정도로 늘어날 수 있기를 빌어봅니다.


자녀의 성공이 아빠의 무관심이라는 말이 호랑이 담배필 적 이야기가 되는 날이 언젠가는 올 수 있겠죠? 저도 지금보다 더 노력해야겠지만요.


한 줄 요약 : "아빠는 몰라도 돼!"라는 말은 아이나 어른 모두에게 좋지 않은 표현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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